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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최고 인기작 가능"…넷플릭스 CEO도 인정한 '오징어 게임' 열풍

기사승인 2021.09.29  09: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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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 북미 넷플릭스 1위 등극…국내에선 여혐 콘텐츠 논란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지난 17일 공개된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수장인 테드 서랜도스 CEO가 '오징어 게임'의 선풍적 인기에 대해 언급할 정도다.

27일(현지시간) '코드 콘퍼런스(Code Conference) 2021'에 참석한 테드 서랜도스 CEO는 IT 전문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Kara Swisher)와의 대담에서 "대부분 국가에서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특히 그는 '오징어 게임'의 흥행과 관련해 "공개 후 9일이 지난 지금 시청률 추이로 보면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이날 행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넷플릭스 시리즈 역대 시청률은 1위 '브리저튼 시즌 1', 2위 '종이의 집: 파트 4', 3위 '기묘한 이야기 3'가 각각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날 '오징어 게임'은 북미를 비롯해 캐나다, 영국, 독일, 브라질, 멕시코, 인도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와 카타르, 오만, 에콰도르, 볼리비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해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반영하듯 각종 인터넷 밈(Meme)이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 극 중 코스튬 의상이나 달고나 세트 등 쇼핑몰 판매 상품도 등장했다.

ⓒ해외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미지

◆ 예상을 넘어선 세계적 인기

'오징어 게임'은 '신이 말하는 대로', '헝거 게임' 시리즈, '배틀 로얄', '이스케이프 룸' 시리즈 영화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아리스 인 보더랜드' 같은 데스 게임 서바이벌 장르물이다.

공개 첫날 국내에서는 호평과 불호의 반응이 서로 갈렸었다. 특히 '도박묵시록 카이지'와 '신이 말하는 대로' 등 앞서 발표된 일본 콘텐츠들을 많이 차용했다는 비판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황동혁 감독은 2007년 '마이 파더'를 시작으로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등 실화 범죄물, 판타지 코미디, 시대극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출해왔다. 지난해에는 케이퍼 무비 '도굴'의 제작과 각색을 맡기도 했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이미 2008년부터 구상했으며, 일본 콘텐츠 작품의 영향을 받아 일부 모티브로 삼았음을 밝혔다. 높은 수위와 표현 때문에 국내에선 마땅한 제작사나 투자회사를 찾지 못했다는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통해 무려 13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실제 작품으로 제작되기까지 긴 인고의 세월을 보낸 셈이다. 

특별한 기억을 남기지 못하고 잊힌 과거 한국 데스 게임 장르 콘텐츠를 생각한다면 공개와 함께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것은 어쩌면 전화위복일 것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인기몰이 비결은 다양하다. 우선 대부분 액션과 고어 연출로 가득찬 데스 게임의 장르적 특징에만 집중하지 않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처럼 사회 비판과 계층 갈등의 불편한 부분을 건드린다는 점이 한몫을 차지한다. 서사의 일부가 늘어지는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메인이 되는 게임 진행은 극의 몰입감이 높다. 

다양한 배경의 캐릭터 구성 또한 큰 매력 중 하나다. 감당 못 할 빚에 시달리는 게임 참가자들은 폭력배, 탈북자, 외국인 노동자 등 다양한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이루어졌다. 그들 간에는 폭력과 생존을 위한 이합집산, 우정과 신뢰 그리고 배신이 난무한다. 

각 인물들에게는 스스로 선택해 게임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감정적 절박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다층적 등장인물들을 극 속에 녹여 묘한 균형감을 이룬 플롯이 진행된다. 극 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덕분에 다시 주목받은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가 수위 높은 고어 표현 외에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은 '오징어 게임'과 같은 인간 드라마의 요소가 부족한 면이 크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 덕분에 앞서 공개된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넷플릭스 순위가 덩달아 올라가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넷플릭스

순수한 동심과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아날로그 시대 아이들 게임이 어른들이 참가하는 죽음의 게임으로 변용된 아이러니가 주는 감정적 이질감도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국 문화를 접하지 못한 해외 시청자들이 처음에는 몇몇 게임에서 생경함을 느끼지만 결국 이해하고 극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룰의 범용성도 장점이다. 이러한 다채로운 요소들로 인해 해외에서도 쟁쟁한 콘텐츠를 제치고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성차별적 혐오 내용 담은 콘텐츠 논란

'오징어 게임'은 화제만큼이나 논란도 뒤따랐다. 프로덕션 과정에서의 실수로 일반인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제작사의 미흡한 대응이 구설에 올랐으며 현재는 피해 당사자와 문제해결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극 중 등장하는 대사와 표현을 두고 성차별적 혐오를 담은 콘텐츠라는 비난이 몇몇 누리꾼들과 일부 언론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을 향한 캔슬 컬처(Cancel Culture)식의 보이콧 움직임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생존을 위한 여성의 성상납 행위, 여성에게 육체적으로 불리한 게임 진행, 게임 탈락 여성에 대한 성폭력,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한 여성의 나체 등이다. 대부분의 주장은 여성의 성적 도구화를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하지만 이런 시각은 황동혁 감독의 연출 의도 전체를 보지 못한 채 숲이 아닌 나무만 보는 것과 다름없다. '오징어 게임' 속 경기장은 법과 치안 등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 시스템이 사라지고 오직 약육강식의 논리와 생존 본능만이 남아있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극 중 게임 참가자들은 어느날 갑자기 전쟁 혹은 재난 상황에 놓여 죽느냐 사느냐하는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적된 부분은 이런 환경에 놓일 경우 인간은 고매한 인격의 탈을 벗어 던지고 너나 할 것 없이 야생으로 돌아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리얼리즘 설정의 일부다. 

당장 제3세계 분쟁지역만 봐도 여성과 아동이 처한 현실은 말할 수 없이 끔찍하다.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여 참가자 간 카니발리즘(Cannibalism)이 일어나는 묘사가 안 나온 게 다행일 정도다.

'오징어 게임'을 좀 더 깊이있게 행간을 읽으며 감상했다면 단편적으로 지적되는 작품 속 장치와 대사들이 혐오나 단순한 말초적 재미만을 위해 일부러 황동혁 감독이 넣었다고 해석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여러 요소를 통해 게임 참가자와 VIP로 대변되는 하층민과 권력자층 간의 계급서열화, 일확천금이 아니고서는 계층이동이 불가한 사회적 구조를 날카롭게 풍자한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결국 황동혁 감독은 '도가니'에서와 같이 '오징어 게임'에서도 마주하기 싫은 어두운 인간의 이면을 끄집어낸다. '도가니'가 현실 속 범죄를 매우 낮춰 반영했음에도 관객이 큰 충격을 받았듯 '오징어 게임' 또한 그와 궤를 같이하는 감정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온당한 비판은 긍정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지만, 창작자가 생각한 본래 의도를 제한하는 과도한 검열의 시선은 한국 콘텐츠의 미래 경쟁력과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버라이어티(Variety)'는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의 특징으로 "한국 특유의 감수성과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짚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한국 창작자들은 미국 중심의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현재 IMDB 평점 8.3,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 8.0을 기록하는 등 해외 누리꾼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아누팜 트리파티가 연기한 외국인 노동자 압둘 알리 캐릭터에 대한 호평이 많다.

반면 VIP를 연기한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와 영어판 성우들의 더빙이 어색하다는 의견도 다수다. 이 부분은 앞서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에서도 지적됐던 것으로 앞으로 제작될 한국 콘텐츠가 더욱 완성도 높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새겨들어야 할 보완점이다.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던 흥행으로 인해 세계적 콘텐츠로 급부상한 '오징어 게임'의 한층 완성도 높아진 시즌 2 제작을 기대해 본다.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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