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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은하철도 999' 감독의 80년대 모험 활극 애니…'카무이의 검' 리뷰

기사승인 2021.10.07  14: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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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이의 검. ⓒKADOKAWA CORPORATION

- 서울아트시네마 '가도카와 영화제' 통해 국내 정식 상영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 지로. 그의 모험을 담아낸 무협 활극 '카무이의 검'은 TV와 극장판 '은하철도 999' 시리즈, '메트로폴리스'로 유명한 린 타로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가도카와(角川) 서점이 발간한 야노 테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미디어믹스 전략의 하나로 1985년 제작된 가도카와 애니메이션 작품이기도 하다. 

구상에 7년, 제작에 3년이 걸렸다는 이 영화는 닌자 애니메이션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개최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가도카와 영화제 - 젊음, 폭발하다'를 통해 처음으로 정식 극장 상영됐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무이의 검. ⓒKADOKAWA CORPORATION

때는 19세기 일본 에도 막부 말기. 홋카이도와 맞닿아 있는 시모타키 반도의 사이 마을 여관 주인 모녀가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살인사건 현장에는 그 집안의 업둥이로 자란 아들 지로가 피 묻은 단검을 들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은혜도 모르는 악마라며 살인자로 몰아세운다. 하지만 지로는 범인이 아니었다.

살인자 누명을 쓰고 마을 사람들에게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된 지로. 잔인하게 살해당한 어머니 츠유와 누나 사유리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이때 지로 앞에 생불로 추앙받는 승려 텐카이가 나타난다. 텐카이는 지로의 무고함을 잘 알고 있다면서 가족을 죽인 진짜 살인범을 찾았다고 말한다. 텐카이 휘하 닌자들에 의해 독 안에 든 쥐처럼 궁지에 몰린 살인범을 확인한 지로는 복수심을 불태운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살인자의 가슴에 칼을 겨눈다. 결국 지로는 억울하게 죽은 가족의 원한을 푼다.

이후 지로는 자신의 뿌리를 찾아주겠다는 텐카이에게 거둬진다. 그리고 고된 훈련 끝에 마침내 스승들에게도 인정받는 훌륭한 닌자로 거듭난다.

▲카무이의 검. ⓒKADOKAWA CORPORATION

어느 날 텐카이는 지로에게 그의 친부가 타로오자라는 닌자임을 알아냈다고 한다. 에조 지역 시시리무카 강 근처 미지의 땅에 솟아 있는 '카무이 누프리'산. 타로오자는 그 인근에 있는 아이누족 마을 시노피리카에 몰래 잠입했다가 연락이 끊겼다는 것.

텐카이는 지로에게 그곳으로 가 친부인 타로오자가 실종된 연유를 조사하라고 명한다. 드디어 시노피리카에서 촌장의 딸이자 자신의 친모인 오야루루를 만난 지로.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머니를 통해 전해들은 진실은 너무나도 잔혹했다.

지로는 텐카이의 꾐에 빠져 아버지 타로오자를 알아보지도 못한 채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절망과 고통에 휩싸인다. 여기에 또 한 번 텐카이에 의해 어머니 오야루루까지 죽임을 당하고 살인자 누명을 뒤집어 쓴 지로. 그는 텐카이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아버지 타로오자가 남긴 유품에 담긴 비밀을 풀기 위한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배경이 되는 에도 막부 말기에서 무진 전쟁까지는 역사적 혼란의 시기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인과 아이누족 사이에서 혼혈로 태어난 주인공 지로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복수극을 이어간다. 내적으로 얽히고설킨 인물관계 속에서는 의외의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여기에 외적으로는 홋카이도, 시베리아 반도, 알래스카, 아메리카대륙을 횡단하는 대장정 끝에 산타카타리나 섬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다는 굵직한 이벤트까지 등장한다. 방대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펼치며 원작이 매듭짓지 못했던 결말까지 담고 있다.

▲카무이의 검. ⓒKADOKAWA CORPORATION

주인공 지로에 대한 서사는 전형적인 모험 활극 속 매력적인 히어로 모습을 그대로를 보여준다. 출생의 비밀, 복잡하게 얽힌 혈연관계와 가족사의 비극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꽃을 노린다면 꾀꼬리를 길들이라"며 지로의 가족 모두를 파멸로 이끈 숙적 텐카이. 그에 대한 처절한 복수를 위해 이어지는 플롯은 사뭇 흥미진진하다.

견디기 힘든 고통과 절망의 나락에 빠지면 어딘가 망가질 법도 한데 지로의 정신과 인격은 대나무처럼 올곧고 강하다. 그의 힘과 용기에는 누구나 매료되며 적으로 등장하는 닌자 오유키마저 지로에게 마음을 빼앗길 정도다.

영국 해적 캡틴 키드의 보물을 손에 넣어 역사의 흐름을 막으려는 막부와 신정부군의 싸움 속에서 지로는 그 어느 쪽도 택하지 않는다. "어차피 무사들의 세력 싸움에서 윗대가리만 바뀔 뿐"이라고 말하는 그는 아나키스트 관점에서 권력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위정자들 편에 서는 것을 거절한다. 이는 후반부 등장하는 메이지 유신의 주역 사이고 다카모리의 얼굴과 텐카이의 얼굴이 겹쳐지는 묘사를 통해서도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만 132분의 러닝 타임 동안 장대한 서사를 펼치다 보니 다이내믹한 액션 연출과는 별개로 일본을 떠나 아메리카대륙으로 넘어가는 긴 여정의 플롯에서 다소 이야기가 늘어지는 구간이 존재한다.

▲카무이의 검. ⓒKADOKAWA CORPORATION

이 작품은 80년대에 아날로그 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들어졌음에도 2021년 현재까지 그 미려한 작화가 유효하다. 오히려 디지털 애니메이션보다 더 정교한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지로와 오유키가 대결하는 나비 환술 신, 텐카이와의 최종 결전 등이다. 이런 명장면에는 나카무라 다카시, 모리모토 코치, 오오하시 마나부, 우메즈 야스오미, 오오츠카 신지 등 당대 최고 실력을 가졌던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했다. 특히, '뱀파이어 헌터 D', '애니매트릭스'의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도 제작에 참여했다. 훗날 그는 유사한 플롯의 '무사 쥬베이'를 만들기도 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모탈 컴뱃'에 출연했던 사나다 히로유키가 지로의 목소리 연기를 맡고 있어 젊은 시절 그의 목소리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우자키 류도 음악감독이 오프닝에서부터 거친 원시적 타악기 리듬과 남성 아카펠라로 강렬한 음악을 선보인다. 우자키 류도 음악감독은 가수 나미의 '슬픈 인연'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한편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가도카와 영화제'에서 35mm 필름으로 상영되는 이 작품은 지난 3일에 이어 오는 8일에도 상영될 예정이다.

◆ 제목: '카무이의 검' (원제: カムイの剣)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 타임: 132분

◆ 제작연도: 1985년

◆ 감독: 린 타로/출연: 사나다 히로유키, 고야마 마미, 이시다 겐타로

ⓒ다음 영화 DB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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