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 6월 세계 유력 자동차 전문지 영국 오토카로부터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 6월 세계 유력 자동차 전문지 영국 오토카로부터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1인자' 자리에 오른지 오는 14일로 1년을 맞는다. 수석부회장 2년간 조직문화를 바꾸는 등 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회장 취임 후에는 본격적인 체질개선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전기차 전환 가속화 ▲수소동맹 결성 ▲로보틱스 진출 등이 그 예다. 최근에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그룹의 체질 개선이 안정적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 자동차 결함, 임금체계 개선 등 정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이에 본지는 정 회장의 1년간 성과와 과제에 대해 상·하로 나눠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기차 시장 장악 '사활'…수소산업 이끌어
-미래 모빌리티 '앞장'…올 2분기 최대 실적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사에서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이동을 경험할 것"이라며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로 모든 고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후 정 회장은 약속대로 자율주행과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2045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2035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야심작도 차례차례 선보이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처음 공개한 데 이어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를 시장에 내놨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심장 역할을 맡고 있는 배터리 기술 협력을 위해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동하며 '배터리 동맹'을 체결했다. 올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며 전기차 수직 계열화에 결실을 맺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GV60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GV60 ⓒ(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이 전기차 출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을 얼마만큼 장악하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전기차 왕좌'를 둘러싼 기업들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탄소 규제에 발맞춰 내연기관차를 퇴출시키고 전기차 대량 생산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 전기차(EV) 비중을 35%에서 70%로 2배 늘리겠다고 밝히며 PE(Power Electric)시스템 비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GM은 2035년까지 생산 라인업에서 내연기관차를 배제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얼티움 배터리를 통해 차세대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렇다 보니 정 회장은 2025년까지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로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1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된다는 포부다.

여기에 더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전기차 현지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 등에 2025년까지 총 74억달러(약 8조1,41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과)는 "현대차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테슬라를 바짝 쫓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전기차 제조 기술력만큼은 벤츠, BMW 보다 앞서 있기에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과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와 마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과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와 마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개척에 대한 과감한 투자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합작법인 모셔널을 통해 로보택시 상용화를 공언했고, 사재까지 투입하며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폿을 시설 검사와 보안 솔루션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 회장은 수소를 현대차의 또다른 미래 먹거리로 보고 주요 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8일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GS그룹 등 굵직한 기업 15곳이 참여한 한국판 수소위원회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정 회장은 "기업과 정책·금융 부문을 하나로 움직여 수소 산업 생태계의 완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수소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반도체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와중에 현대차는 올해 2분기 현대차그룹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분기 매출 첫 30조원을 넘어섰고, 기아도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조 교수는 "정 회장 취임 후 1년간 성적을 매긴다면 A학점"이라며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독일, 일본차를 따라간 과거완 달리 현 트렌드에 발맞춰 전기차, 모빌리티로 전환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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