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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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 매각 축소, NPL비율 ‘상승’

- 올 상반기 ‘6,013억원’ 부실채권 보유…5대 저축은행 중 '1위'

- 나머지 4개 저축은행 부실채권 합산규모와 비슷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올해 상반기 자산규모 2위인 OK저축은행의 여신건전성이 다른 4곳의 저축은행(SBI·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 등) 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1,576억원 이상 불어난 부실채권에 발목이 잡히면서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하는 추세지만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월등히 높은 부실채권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관리모드’에 들어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NPL비율은 전체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중을 뜻하는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돈을 회수하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비율이 낮을수록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OK저축은행의 NPL비율은 7%로 집계됐다. 2020년 같은 기간 6.44%를 기록했을 때보다 0.56%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연체율은 4.11%로 전년 동기(3.66%) 대비 0.45%포인트 확대됐다.

OK저축은행의 NPL규모는 1년 전(4,437억원) 보다 35.5%(1,576억원) 급증한 6,013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5대 저축은행 중 나머지 4곳의 상반기 고정이하여신 규모를 합한 규모인 6,937억원과 맞먹는 액수다.

NPL비율이 분기별로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2년간 OK저축은행이 건전성 지표를 꾸준히 개선해왔기 때문에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7% 후반에 달했던 NPL비율과 연체율은 지난해 들어서 줄곧 각각 6%, 3%대를 이어왔다.

해당비율이 자산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2.6%)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잠재적 부실위험성’이 커진 상태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총 취급 여신액은 10조1025억원, NPL규모 2,627억원, 연체율 1.57%, NPL비율은 2.6%로 조사됐다.

취급 여신액만 놓고 보면 OK저축은행이 상반기 8조5,951억원으로 오히려 규모가 작다. 이는 OK저축은행의 부실채권 관리 부실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올 상반기 말 건전성지표 악화는 부실채권 매각 규모를 줄인 영향으로 바라봤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캠코를 통한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를 운영하는 등 금융회사의 연체채권 외부 매각에 제한을 두면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Base effect)’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분기 OK저축은행이 매각한 대출채권 원금은 1,152억원이다. 지난 2020년 2분기 1,536억원 가량을 매각했을 때보다 약 25% 감소했다. 그간 자산규모가 늘어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감소량은 더 큰 셈이다.

부실채권이 늘어난 만큼 대손충당금 규모도 확대해 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될 여지는 적다. 올해 6월 말까지 OK저축은행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7,26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83억원에 비하면 46% 가량 증가했다. 특히 수익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자수익, 유가증권수익, 수수료수익 등이 일제히 증가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치의 반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OK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483억원이다. 2020년 같은 기간 964억원보다 약 54% 증가했다.

연장선상에서 총자산순이익률(ROA)도 크게 상승했다. ROA는 기업의 전체 자산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낸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OK저축은행의 ROA는 2.74%다. 전년 동기 2.30%보다 0.44%p 올랐다. 2019년 같은 기간 1.82%에 머물렀던 이후 2년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지원책(만기연장·이자납입유예 등)이 내년 3월까지 연장돼 저신용·다중채무자 관련 부실이 늘어날 위험이 여전히 큰 상태”라며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하락, 시장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연체율 증가 등의 대외 경영환경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OK저축은행의 경우) 하반기 다시 부실채권 매각이 재개되면 건전성 수치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부실채권이 많기 때문에 다각도로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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