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13일 가석방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이 부회장은 출소 후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투자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국가경제에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 수장으로서 사회기여를 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만큼 이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 합병 의혹 재판 등 사법 리스크로 이 부회장은 적극적인 대외 경영 행보를 펼치지는 못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됐던 이 부회장은 출소한 지 11일만인 지난 8월 24일 앞으로 3년간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 등 주력 사업에 240조원의 대규모 투자와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금액 240조원 중 180조원은 국내 투자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이 중 150조원 가량이 삼성전자 메모리, 파운드리 등 주요 생산라인의 신설·증설에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20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부지 결정을 앞두고 있고, 삼성SDI 미국 현지 배터리셀 공장 건립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국 배터리 3사(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중 삼성SDI만 미국 생산기지가 없어 최종 투자 지역 결정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지난달 7일부터 13일까지 삼성 계열사 20곳(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S 등)이 대졸 신입 공개채용 서류를 접수했다.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늘어난 6,000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채용 규모를 축소하면서 국내 주요 그룹사가 공개채용을 폐지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2년 전 현대차를 시작으로 지난해 LG그룹이 공채를 폐지했다. SK그룹 공채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은 첫 대외행보로 지난달 14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정부의 일자리 문제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으로 ‘청년고용’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며 “삼성이 앞으로 3년간 청년 일자리 3만개를 추가로 만들어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김부겸 총리는 "청년 4만명 직접 채용 발표에 이어 3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추가로 약속한 데 대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삼성이 진행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프로그램 교육생을 기존 연간 1,000여명 규모에서 내년부터 2배 늘린 2,000여명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스타트업 창업 지원과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지원을 통해 또다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출소 당시 그를 향해 ‘경기가 어렵다’, ‘오너가 필요하다’ 등 사회와 기업체의 요구나 기대가 컸던 만큼 이에 부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의 휴대폰 사업 위기와 최근 반도체 사업의 성황 등을 주축으로 삼성전자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우선 고심하는 시기를 보낼 것”이라며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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