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호 기자 ⓒSR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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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 접촉이다. 그간의 삶을 통째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판매 방식도 영업점 등 직접구매 방식이 아닌 온라인 판매가 주를 이룬다. 이같은 최신 트렌드에 자동차 업계에서도 차량 온라인 판매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요즘 흐름은 딜러나 영업점 등 중간 유통과정 없이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파는 전략 강화가 대세다. 100년간 이어온 딜러를 통한 판매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온라인 판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테슬라는 100% 온라인 차량 구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간 과정이 없으니 차 할인율은 최대 20%까지 높아졌고, 한국에서만 1만,2000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온라인 스토어 운영에 나섰고, BMW도 'BMW 샵 온라인'을 통해 '미니 쿠퍼 3-도어 젠 Z 에디션' 150대 한정 판매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이 외에도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마이 도요타'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포르셰도 최근 북미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도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노조의 눈치를 보면서 온라인 판매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이 형성되면 노조는 고용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게 주 이유다.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는 현대차의 국내 온라인 판매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노조는 역으로 위기를 느끼고 '밥그릇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의 반대 분위기로 인해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지만, 자칫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 또한 감도는 분위기다. 

노조의 구시대적 발상 또한 논란 거리다. 사실 현대차 직원은 자동차 판매실적이 부진해도, 이에 따른 페널티가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와 노조 판매본부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르면 판매실적이 부진해도 징계할 수 없다. 월평균 판매량이 1대도 안 되는 근로자에게 별도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얘기다. 

물론 판매가 부진하다는 게 징계 사유가 돼선 안 되겠지만, 역으로 근로자의 태업을 통제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전향적으로 바뀌어도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장담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는데, 시대에 뒤쳐지는 이런 노조의 억지 행태는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향후 온라인 판매가 일상화 된 시대에, 현대차만 영업점을 통해 판매한다면 어떻게 될까. 

타 자동차업체에 비해 다양한 판매 경로를 확보하지 못해 뒤처질 우려가 커진다. 

회사가 어떤 자구책이 없다는 가정 하에 도태하게 되면 노조 또한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설령 정년 보장이 약속됐다고 해도 저조한 실적을 거두거나, 경영난에 허덕이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구조조정 또한 불가피하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이 된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자동차 시장 역시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더 나아가 자율주행, 모빌리티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현대차 역시 내연기관에서 탈피해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외에 기차, 선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변화하지 않고 정체한다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컸기 때문이다. 

사측과 달리 노조는 계속해서 눈과 귀를 닫고 '온라인 판매 금지'를 외치고 있다. 계속해서 노조가 억지를 부린다면 사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큰 위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사측과, 기회를 위기로 바꾸려는 노조. 이런 아이러니란 생존 공식 갈등보단, 노조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 눈을 뜨고 귀를 여는 것은 어떨까. 온라인 판매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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