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전환이 오히려 효율성 떨어뜨려
-일단 관망중…"정부정책 보폭 맞출 것"

▲대웅제약 본사 전경. ⓒ대웅제약
▲대웅제약 본사 전경. ⓒ대웅제약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약·바이오사는 아직까지 정부의 '위드 코로나' 방침에 별다른 대응이 없다. 지난 4차 유행 이후 재택근무를 확대한 만큼 성급한 전환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2일 각 제약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회사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필수인력을 제외한 직원 대다수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병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심포지엄 등 중요한 행사도 줄줄이 연기되자 제약사들이 '궁여지책'으로 재택근무, 교육·회의 등 온라인 전환을 가속화했다. 다만, 대다수 업체는 정부 발표에 보폭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JW중외제약, 종근당, 동아제약, 대웅제약, 동국제약, 동화약품 등은 기존 방식을 유지할 전망이다. 

우선 유한양행은 부서별 상황에 따라 탄력적 재택근무를 운영 중이다. 스튜디오를 마련해 실시간 교육 영상·웹 심포지엄 등의 영상물을 제작‧배포하고 있다. 비대면 미팅도 확대했다. 아직은 위드코로나에 대비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성급하게 접근해 방역 등 부담을 주면 안 되는 만큼 신중하다"며 "정부 지침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폭을 맞춰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원 절반가량이 재택근무 중인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도 코로나19에 맞게 재설정된 근무 형태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은 재택근무는 물론, 회의 직원 교육 등 모두 화상회의 등 온라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직까지 근무형태 등의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정부 지침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 모두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진행 중이다. 영업방식도 비대면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특히 대웅제약은 자체적으로 직원들의 유연근무를 위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울러 1인 강연인 '라이브 세미나'와 '웹 심포지엄', '웹 토크쇼'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비대면을 더욱 강화했다. 대웅제약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더라도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동아제약도 아직까진 위드코로나 대비 별다른 대응책을 세우지 않았지만 정부 방침이 나오면 궤를 같이 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그간 정부 지침에 따라 내부 규정을 맞추고 시행해왔다"며 "정부 발표 이후 이에 맞춰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사도 제약사와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는 근무 변화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들 관계자 모두 "큰 변화는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머크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 모습. ⓒMSD
▲머크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 모습. ⓒMSD

제약·바이오사가 위드 코로나 전환에 신중한 이유는 현재 택한 업무 방식이 코로나 시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약사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영업부문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1~4차 유행을 겪으면서 병원들은 제약바이오 기업 영업사원(MR)들의 출입을 금지했다. 학술대회와 콘퍼런스, 심포지엄 등도 줄줄이 연기됐다. 

이런 일련의 행사들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있어 질환 치료의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이자 마케팅의 장이기에 제약사 입장에선 직격탄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제약·바이오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메시지, 유비케어 등을 이용해 비대면 영업을 효율적으로 활용했고, 학술대회 등 다른 행사들도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는 작년 매출 1조원을 거둔 회사들이 11개사로 늘어나는 등 실적 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은 GC녹십자, 셀트리온, 한국콜마, 셀트리온헬스케어, 종근당, 유한양행,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씨젠,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는 병의원 등 의료기관과 최접점에 놓인 산업군이다 보니, 확진자와의 접촉 빈도수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며 "비대면 접촉, 온라인 확대 등 수요 변화에 따른 시장 변동을 예측해 돌파구를 마련한 상태에서 선뜻 위드 코로나에 동참할 수 없는 분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빠른 대응보단, 제약사가 갖는 특수한 상황과 변수들을 다각도로 검토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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