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심우진의 SR컬처] '완벽한 베프와의 우정, 한번 배워볼래요?'…영화 '고장난 론' 리뷰

기사승인 2021.10.22  23:57:08

공유
default_news_ad2
▲고장난 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미니멀리스트 로봇이 외톨이 소년을 만나 우정의 꽃을 피울 때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은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은 바니(잭 딜런 그레이저)가 아주 특별한 로봇 론(자흐 갈리피아나키스)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우정의 모험을 담은 패밀리 무비다.

(이 리뷰는 영화의 일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도시 '논서치'에서는 모든 이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IT 기업 버블사가 내놓을 새로운 제품 언베일링 행사가 개최된다. 버블사 개발자인 마크(저스티스 스미스)는 "세상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완전히 고립된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냐"면서 완벽한 친구가 되어줄 신제품을 소개한다.

이날 공개된 것은 바로 최첨단 소셜 미디어 AI 로봇 모델인 '비봇(b*Bot)'.

 

달걀 같기도 하고 캡슐 알약 같기도 한 디자인의 이 로봇은 바디 전체가 광각 스크린이라 취향에 따라 스킨을 무한대로 내려받아 꾸밀 수 있다. 또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맞춤 추천해 주고 셀카,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비서, 방범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신제품 비봇의 가장 중요한 셀링 포인트는 바로 사용자의 모든 데이터와 온라인 정보를 모아 완벽하고 멋진 친구를 찾아주는 기능이다. 이 모든 것은 비봇이 버블사 네트워크에 접속해 '우정 알고리즘' 코드를 자동으로 다운 받아 설치하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이 마법 같은 코드는 어린 시절 친구를 잘 사귀지 못했던 개발자 마크가 오로지 아이들을 서로 이어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짠 것이다.

비봇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이제 세상은 비봇이 있는 아이들과 없는 아이들, 두 종류로 나뉘게 됐다. 아이들은 비봇이 추천해 준 친구를 사귀고 함께 어울려 논다. 비봇이 없으면 친구도 없는 세상이다.

▲고장난 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외톨이 '바니'와 고장난 로봇 '론'

중학생 바니는 학교 휴식 시간이 괴롭다. 친구 사귀는 게 힘든 그에게는 '세상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완전히 고립된 외로움'을 절절하게 느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경험한 끔찍한 생일 파티 이후로 지금까지 바니에게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도 이번 생일 파티만큼은 아이들에게 알리고 싶어 종이 초대장을 잔뜩 만들었지만, 선뜻 누구에게도 내밀지 못한다. 초대장 정도는 온라인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바니는 학교에서 유일하게 비봇이 없는 외톨이 학생이었다.

바니는 전기 드릴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반공주의자 할머니 돈카(올리비아 콜맨)와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잡동사니를 팔려는 아버지 그레이엄(에드 헬름스)과 함께 산다. 바니는 할머니와 아버지에게 또래들처럼 비봇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첨단과는 거리가 먼 어른들은 그런 것에 중독되는 건 좋지 않다며 바니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한다. 도시에서 염소와 닭을 키우고 인터넷도 유선뿐인 이 푸도스키 일가의 아날로그 라이프는 일반적이지 않다. 바니 성격이 소심해지고 친구가 없게 된 것은 이런 환경도 영향을 준 듯하다.

뒤늦게 바니의 상황을 이해한 할머니와 아버지는 비봇을 사기 위해 차를 몰고 버블 스토어를 향한다. 하지만 비봇은 전부 품절. 무려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두 사람이 어떻게 구했는지 다음날 바니는 생일선물로 그렇게 바라던 비봇을 갖게 된다.

▲고장난 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비봇 언박싱을 하던 바니는 뭔가 어정쩡한 상태로 부팅된 비봇 론에게 크게 당황한다. 스킨이 없어 숯같이 까만 눈과 입이 전부인 눈사람처럼 생긴 론은 네트워크 접속 기능이 망가져 우정 알고리즘 설치가 불가한 상태였다. 데이터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는 론은 주인 바니의 이름조차 인식을 못한다. 그러함에도 론은 아주 당당하게 자신이 바니의 '베프'라며 믿음이 전혀 안가는 주장을 하기 시작한다.

이 불량 로봇에게 '압살롬'으로 강제 개명까지 당한 바니. 거기다 나사 빠진 말과 오류투성이 행동만 골라 하는 론이 바니는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 가장 중요한 친구 만들기가 안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어 론을 반품하기로 한다. 그러나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을 혼내 주는 론을 보고는 마음이 완전히 바뀐다.

바니는 할머니와 아버지가 뒷거래로 몰래 얻어온 이 고장난 로봇 론에게 어느새 푹 빠진다. 바니는 론을 친구로 만들기 위해 종이와 실로 베프 알고리즘을 만든다. 그렇게 론은 주인 바니에 대한 모든 것 알기, 좋아해 주기, 항상 2m 안에 있을 것 등을 오프라인으로 직접 배운다.

하지만 둘에게는 위기가 찾아온다. 불량품 문제가 회사 명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버블사 CEO 앤드류(롭 딜레이니)는 론을 '플라스틱 사이코패스'라고 부르며 찾아내 파괴할 것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고장난 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아동·성인 모두 만족할 내러티브의 가족 영화

영화 '고장난 론'은 '아더 크리스마스'(2011)의 사라 스미스, '인사이드 아웃'(2015), '굿 다이노'(2015)의 장 필립 바인, '코코'(2017), '인크레더블 2'(2018), '몬스터 대학'(2013)의 옥타비오 로드리게즈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베테랑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여 만든 작품인 만큼 웃음과 재미는 보장되는 만듦새를 갖췄다. 그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작품 속에서 공유되어온 특유의 시그니처 디자인과 연출 감성이 깊게 배어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귀엽고 천진난만한 로봇 론은 '월-E'(2008)의 월-E, '빅 히어로'(2014)의 베이맥스 등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바니가 론을 창고에 숨겨주고 숲으로 함께 도망가는 등 우정을 쌓아가는 관계 설정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E.T.'(1982) 오마주가 느껴진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이 둘을 쫓는 게 정부기관이 아닌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떠올리게 하는 IT 기업으로 바뀌어있을 뿐이다.

이제는 외계인보다 사랑스러운 모습의 인공지능 로봇이 더 매력적인 시대인만큼 론은 사라 스미스 감독의 의도대로 아이들을 위한 '그녀'(2013) 같은 이 영화 주연 캐릭터에 딱 맞게 디자인 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바니의 실수가 론을 불량품으로 만든 최초의 원인이다. 하지만 이 나비효과는 결국 세상을 바꾼다. 원래 목적과 기능을 다하지 못해 고물 취급을 받는 론은 '매드 맥스'와 '세서미 스트리트'를 합친 듯한 대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종국에는 소셜 미디어에 종속되어 더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아가던 가상도시 논서치 전체를 치유한다.

▲고장난 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속에서 친구 관계에 서툰 사람은 바니 뿐만이 아니다.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 '구독', '즐겨찾기'에 집착하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바나(카일라 캔트럴)의 정상적인 비봇이 찾아준 온라인 친구 수백만 명보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전단을 붙여가며 고장난 론이 찾아준 엉뚱한 바니의 친구들이 더 가치 있어 보인다. 

전혀 쓸모없을 것만 같았던 할머니와 아버지의 물건들이 크게 도움이 되는 장면에선 아날로그적 삶과 지혜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여기에 잘 짜인 각본의 코미디 요소는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보랏-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2006)의 각본가 피터 베이햄이 참여한 시나리오에는 위트와 재치가 넘쳐난다.

이 성장영화에서 바니는 론 덕분에 일방이 아닌 양방향이 진짜 우정임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론은 결과적으로 바니의 스승이기도 했던 것이다. '고장난 론'은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우고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 시대 풍자극이기도 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내러티브를 갖춘 영화다.

OST 면에서도 '원디렉션'의 리암 페인이 부른 주제가 'Sunshine'은 큰 행복감을 선사한다. 사랑스러운 가사와 상큼한 분위기의 펑키하고 그루브한 노래 느낌은 귀여운 론 모습을 볼 수 있는 앤드 크래딧과 함께 지친 마음을 치유해준다.

한편 이 작품은 한국어 더빙판도 동시 개봉하는 만큼 한글 자막을 못 읽는 저연령 아동을 포함해 온 가족이 함께 극장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 제목: 고장난 론(원제: Ron's Gone Wrong)

◆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 러닝 타임: 107분

◆ 개봉일: 10월 27일

◆ 감독: 사라 스미스, 장 필립 바인, 옥타비오 로드리게즈/출연: 제이콥 트렘블레이, 잭 딜런 그레이저, 올리비아 콜맨/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고장난 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ad37

최신기사

ad38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ad39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