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KT
▲구현모 KT 대표. ⓒKT

- KT새노조 “아현 화재 판박이…경영진 성과급 환수해야”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방만 관리운영 처벌 필요…불공정 약관도 개정해야”

[SRT(에스알 타임스) 이두열 기자] 지난 2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1시간 넘게 KT 인터넷망에 발생한 통신 장애로 인해 전국적인 인터넷 장애 피해가 속출했다. 업계에서는 인재(人災)로 인한 방만한 운영으로 일어난 통신 대란인 만큼 충분한 보상을 해야하고, 경영진들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구현모 KT 대표는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KT 홈페이지에 게재된 구현모 KT 대표의 사과문 ⓒKT
▲KT 홈페이지에 게재된 구현모 KT 대표의 사과문 ⓒKT

구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어제 전국적으로 발생한 인터넷 장애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고 말하고, “인터넷 장애 초기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외부에서 유입된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으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최신 설비 교체작업 중 발생한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대표는 “심층적인 점검과 함께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아울러 이번 사고를 유무선 네트워크 통신망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며 “조속하게 보상방안 또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소비자주권시민회의(Citizens United for Consumer Sovereignty, 이하 CUCS)는 홈페이지에 성명문을 통해 KT의 방만한 관리운영에 대해 엄중 처벌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CUCS는 “KT가 방만하고 해이한 관리·운영으로 통신 대란이라는 인재를 발생시킨 만큼 시민들이 입은 직·간접 손실에 대해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철저한 품질관리 이행안을 내놓고, 3시간 연속 통신 중단에 한해서만 손해 배상한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불공정한 회원약관도 즉각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가기간통신망을 운영하는 통신사인 KT는 통신 장애가 발생한지 1시간만에 디도스 공격이 통신 장애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3시간만에는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라고 번복한 바 있다.

CUCS는 이 점에 대해 “디도스 모의 공격에 대한 대응력 훈련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은 디도스 공격 평균 탐지시간 3분·대응시간 19분, 중소기업 평균 탐지시간 9분·대응시간 22분이다”며 “KT가 1시간이 지나서도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디도스 공격이라 발표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와 KT새노조 로고. ⓒ소비자주권시민회의, KT새노조
▲소비자주권시민회의와 KT새노조 로고. ⓒ소비자주권시민회의, KT새노조

KT 제2노동조합인 KT새노조도 이번 사태를 지난 2018년 11월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 연결통로 화재 사건의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KT새노조는 KT 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정확한 확인 파악도 없이 디도스 공격이라고 단정해 경찰이 출동하는 등 혼란만 야기했다”며 “아현국사 화재 사태를 겪고도 통신기업으로서의 근원적 성찰의 기회를 날린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 이번 인터넷 전국 불통은 소 잃고도 외양간도 안 고친 귀결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T새노조는 “KT는 설비투자비(Capital Expenditures, 이하 CAPEX)를 줄여서 3년 간 경영진에 100억원 상당의 주식 성과급을 챙겨줬다”며 “아현 화재 이후 경영진에게 주식으로 지급된 장기성과급을 전액 환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KT는 지난 8월 10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비(Capital Expenditures, CAPEX) 지출은 계절성이 있어 상반기 적고, 하반기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며 “CAPEX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KT의 CAPEX는 지난 2019년 3조2,570억원 규모였지만, 구 대표의 임기 1년 차 였던 지난해는 12% 감소한 2조8,720억원이 지출됐다. 올해 상반기 CAPEX 집행 금액은 8,64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670억원) 대비 1,000억원 가량 줄어든 탓에 업계에서는 KT가 오는 4분기까지 약 2조원에도 못 미치는 CAPEX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