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풀무원USA의 식물성 단백질 지향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 제품을 시식하고 있다. ⓒ풀무원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풀무원USA의 식물성 단백질 지향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 제품을 시식하고 있다. ⓒ풀무원

- 채식주의자 늘고 가치소비 확산…“국내 시장 태동기”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식품업계가 대체육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롯데푸드, 신세계푸드, 풀무원 등은 대체육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대체육 생산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업이나 대체육 연구개발, 관련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제품화가 가능한 단계에 대체육 제품은 발 빠르게 신제품으로 출시하고 해외 판매에도 나서는 있다. 채식주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래 식품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올해 250만명으로 급증한 상황이다. 채식주의가 자리잡기 시작한 2008년 채식주의 인구는 15만명이었으나 10년 뒤(2018년) 150만명 가량으로 약 10배가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서도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5억원을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 약 35% 늘어난 1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먼저 CJ제일제당은 올해 약 10곳의 국내외 스타트업과 펀드 등에 투자하며 식물성 단백질 식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이 투자한 곳은 개구리밥을 활용한 100% 식물성 식품을 판매하는 ‘플랜터블’과 갑각류를 통한 대체 배양육을 연구하는 ‘시크오밋’을 비롯해 세계 최대규모 대체단백 전문펀드 ‘우노비스’ 등이다.

또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와 ‘플레이버엔리치(FlavorNrich)’를 통해 첨가물이나 인위적 공정 없이 식물성 대체육의 고기 식감 구현에 필요한 식품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테이스트앤리치’는 올해 5월까지 1년간 누적 매출액 약 200억원을 달성하고 현재 33개국 120여개 업체와 거래계약을 체결하며 해외시장에 진입했다.

‘플래이버엔리치’는 지난달 미국 최대 규모의 비영리 비건 인증기구 ‘비건액션(Vegan Action)’의 비건 인증을 수여받은 바 있다. 해당 인증은 연구‧개발과 생산 단계에서 동물 실험 진행과 동물성 재료 사용을 배제한 제품 및 브랜드에만 부여되는 게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월 기능성 아미노산 시스테인(L-Cysteine)을 비(非)전기분해 방식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시스테인(L-Cysteine)’은 고기 본연의 향을 구현할 수 있어 비건 식품에 활용된다. 이 기술 또한 상용화에 성공해 플래이버엔리치와 같은 인증을 수여받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건 소재가 단순 채식주의자를 위한 개념이 아니라 건강한 재료의 의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제조, 출시하는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론칭하고 너겟과 까스 제품 2종을 출시했다. 올해 7월에는 ‘제로미트 베지 너겟’, ‘제로미트 베지 까스’를 리뉴얼하고, 함박 2종(제로미트 베지 함박 오리지널, 제로미트 베지 함박 매쉬드 포테이토)을 추가 출시해 현재 4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또 롯데중앙연구소를 통해 프랑스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Ynsect’와 곤충 단백질을 이용한 제품개발 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 연구 상호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Ynsect'은 대체 단백질 연구 세계 최초로 식용곤충인 밀웜(Mealworm)종의 대량 자동화 사육 스마트팩토리를 첫 상용화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롯데푸드 ‘제로미트’는 육류를 섭취하기 위해 발생되는 자원 소모를 줄이고 식물성 원료에서 온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담은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풀무원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을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미국 와바그릴(WaBa Grill)은 풀무원이 공급한 식물성 대체육을 원재료로 만든 3종의 스테이크 메뉴 ‘플랜트스파이어드 스테이크’를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의 대체육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을 바탕으로 국내 풀무원기술원이 연구·개발해 육류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 제품이다.

미국 업체의 패티·소시지 위주의 대체육과는 달리 스테이크에 최적화된 형태라고 풀무원은 설명했다. 또 현지 입맛에 맞게 개발한 숯불 바비큐 풍미로 차별화하고 최소 첨가물 원칙으로 경쟁력을 더했다는 게 풀무원의 설명이다.

또 풀무원USA는 올해 3월 글로벌 식물성 대체식품을 겨냥한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spired)’를 론칭하고 미국 최대 학교 급식 서비스인 매사추세츠대 다이닝(UMass Dining)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에 공급하고 있다. 

풀무원은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패스트푸드 체인, 커피 프랜차이즈 등 국내 유통 채널에 식물성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물성 직화불고기를 선보인다. 또 식물성 지향 식품 국내 전문 브랜드를 새롭게 출범하고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배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했다. 배러미트의 첫 제품 콜드컷은 대체육 햄으로 콩과 해조류로 돼지고기를 구현했다.

올해 7월 독자기술을 통해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한 신세계푸드가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활용해 출시한 스타벅스의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하루 평균 2,000여개씩 판매되며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기록했다.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를 활용한 추가 메뉴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동시에 호텔, 자동차, 패션, IT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대체육 경험 늘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웨스틴 조선 서울과 협업해 ‘조선 델리’에서 ‘베러미트’ 콜드컷으로 만든 ‘베지테리안 샌드위치’를 선보이고 ‘베지테리안 샌드위치’ 외에 샐러드 등으로 ‘베러미트’를 활용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베러미트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한편 대체육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브랜드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원F&B는 미국산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와 지난 2018년 12월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비욘드미트는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100%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다. 동원F&B는 ‘비욘드비프’와 ‘비욘드소시지’를 추가로 출시하며, 비욘드미트의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를 활용해 식자재유통 계열사인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에서 완전채식 메뉴 3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PC삼립은 지난달 SK주식회사와 '미래 푸드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첫 사업으로 미국 발효 단백질 선도 기업인 '퍼펙트데이'와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는 '미트리스팜' 등 푸드테크 기업과의 사업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이 국내 식품업계 새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관련제품 출시가 연달아 나오고 연구·개발 뿐 아니라 해외기업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며 ”과거 흔히 알던 콩, 대두 등 식물성 단백질로 구현한 일명 ‘콩고기’ 수준을 넘어 향과 식감·질감을 실제 고기와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고 도축을 하지 않는 동물복지, 저탄소 등 친환경적 가치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채식주의 문화가 눈에 띄게 많아졌거나 확실히 체감되는 정도는 아니고 대체육 자체에 대한 생소함, 이질감 등 이슈도 일부 있다”며 “국내 대체육 기술과 시장규모 자체가 태동기이고 현 시점의 대체육 제품은 한정된 메뉴 안에서 식사해야하는 채식주의 소비자에게 좀 더 많은 선택권을 더 부여하는 것과 일반인도 건강한 식단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출시하는데 의의를 두고 성장하고 있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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