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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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대우건설 인수는 제2의 창업”

- 서로 다른 조직 문화 융화·해외사업 시너지 '난관'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며 시공능력평가 3위 건설사로의 도약을 앞뒀다. 대우건설 인수 작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서로 다른 조직 문화와 운영 체계의 조화가 가능할 지,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잘 이끌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해외사업 확장·토목 융합 우려…“차근차근 맞춰갈 것”

22일 올해 국내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살펴보면 대우건설(5위)은 8조7,290억원이다. 중흥그룹의 중흥토건(17위)은 2조585억원, 중흥건설(45위) 1조1,130억원이다. 이들 3곳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치면 총 11조9,178억원이다. GS건설(3위, 9조9,286억원)을 제치고 3위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중흥그룹은 이달 9일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5개월 만이다.

중흥그룹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상황이다. 양 사간의 큰 문제가 없다면 내년 2월께 심사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독과점 등 문제를 평가하기 위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고 앞으로 2개월 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심사 통과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해외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랜 기간 토목·플랜트 사업을 전개했던 대우건설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미다.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정 회장은 “해외 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그룹의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어떤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대우건설과 중흥그룹의 체급 차이와 사업 경험을 이유로 해외사업 확장, 토목사업의 융합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중흥그룹의 해외사업 실적은 전무하지만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사업은 전체 수주실적 38조원 중 약 8조원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 타격, 친환경 기조 등 업황 악화로 해외사업, 플랜트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경험이 없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관급공사가 대부분이고 발주처와의 신뢰관계와 시공경력이 수주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성급히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시너지를 통해 중흥그룹도 해외사업에 나설 계획은 맞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맞춰나갈 계획이고 토목사업도 마찬가지”라며 “중흥그룹 주력사업이 주택사업이지만 최근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등 토목사업 비중도 늘리고 있고 꾸준히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 독립경영·처우개선 약속으로 분위기 전환…대우건설 경영진 교체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할 당시 초반에는 대우건설 일각의 반응은 좋지 않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체급을 줄이는 과정에서 플랜트 부문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와 주택 브랜드의 통합으로 인한 ‘푸르지오’의 가치하락 등이 이유다.

하지만 정 회장이 독립경영과 임직원 처우개선 등을 약속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된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초반에는 대우건설 직원 사이 불만이 있었고 퇴사자가 늘었다”며 “당시 건설업계를 떠난다는 일명 ‘탈건’의 분위기도 있었기 때문에 개개인의 퇴사 원인을 특정할 순 없겠지만 빅5 대우건설에 입사해 중흥건설 직원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중흥그룹이 브랜드 미통합을 비롯한 독립경영, 임직원 처우개선, 고용승계 등을 약속하면서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평가가 달라진 모습”이라며 “특히 대우건설이 산업은행 산하로 들어가면서 약 10년간 임직원들의 임금인상이 없었으나 중흥그룹 측에서 임직원 처우개선의 일환으로 임금을 업계 3위 수준으로 높이고 독립경영도 약속한 영향이 크다”고 했다.

업계에선 대우건설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형 대우건설 사업담당 대표와 정항기 대우건설 관리담당 대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두 대표 모두 외부인사 출신이라는 게 그 이유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 정 대표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김 대표는 현대건설 스리랑카 항만공사 현장소장, 삼성물산 시빌(Civil) 사업부장,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 본부장 등을 거친 '해외통'이다. 정 대표는 현대자동차그룹 재경본부, 현대캐피탈 이사, 현대증권 기획본부장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이런 가운데 중흥그룹은 대우건설과의 통합 과정에서 내부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내부승진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며 "조직의 안정성을 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고리타분한 연공서열은 배제하고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를 활성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두 대표는 산업은행 산하에서 선임된 인물로 임직원들의 높은 신임을 받는 편은 아니다"라며 "중흥그룹에서 임직원의 지지를 얻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대우건설 내부에서 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중흥그룹 관계자는 "조직개편 등 세부적인 내용은 인수가 완료된 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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