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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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2021년 신축년(辛丑年) 산업계는 '말많고 탈많은' 한 해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혁신이 가속화됐고 기업들은 파격에 가까운 인사를 통해 새 먹거리 찾기에 주력했다. 정부의 탄소중립(넷제로) 정책에 맞춰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요소, 반도체 등 원자재 대란이 산업계를 덮쳤고, 메타버스가 학교, 직장, 상점과 같은 현실 공간을 대체하면서 디지털 자산인 NFT의 가치도 치솟았다. SR타임스가 올해 산업계 주요 이슈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차그룹, 전기·수소차 빠른 전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역별로는 2035년까지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모델을 수소·배터리 전기차로만 구성하고, 2040년까지 나머지 주요 시장에서도 순차적으로 모든 판매 차량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기아는 내연기관 차 생산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 모델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에서 생산한 '아이오닉5', 'EV6', 'GV60'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올해를 전기차의 원년으로 삼았다. 차 분야에선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차와 외부 온라인 연결) 등 신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자동차 외에도 도심항공교통(UAM)과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진일보했다. 전기차는 이제 현대차그룹의 기본이 됐고 수소,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 로봇이란 4대 신사업을 올해부터 전면에 내세웠다. 이런 노력들이 '유럽 2022년 올해의 차' 결선 진출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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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수급난…생산차질 여전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도 계약한 차를 받기 위해선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기지가 밀집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고 자동차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자체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노력하는 중인 반면, 반도체 회사들은 수익성 적은 자동차용 반도체의 생산에 소극적 태도다. 판매량 또한 하락 추세다. 업계에선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수급 불균형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요소수 대란…화물차주 생계 직격탄
디젤차의 필수품인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물류 대란으로 번졌다. 바닥난 요소수로 일 평균 주행거리가 긴 화물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화물차는 택배업 등 물류 운송업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요소수 부족이 또 다른 택배대란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아직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중국은 지난 10월 15일부터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요소수 제조에 필수인 요소 수출을 중단했다.  장거리 주행이 주 업무인 화물차 약 171만대가 요소수가 없어 발이 묶일 위기에 처했다.  요소수는 디젤차에 탑재된 시스템에 쓰이는 제품이다. 디젤 차량에서 배출되는 까만 매연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쉽게 말해 디젤 화물차는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다. 정부의 노력과 요소 기업들의 노력에 요소수 대란은 한시름 놨다. 이달 요소 관련 기업 40여개사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한국요소얼라이언스(가칭)'를 법인화를 진행 중이다.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인화를 통해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요소수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급에 대한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사진은 한국석유관리원이 요소수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한국석유관리원
▲요소수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급에 대한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사진은 한국석유관리원이 요소수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한국석유관리원

◆ 회생절차 돌입…새 주인 찾기 나선 '쌍용차'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자동차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현재 투자자 확보 상황 등을 고려해 회생계획인가 전 M&A(이하 인가 전 M&A)를 추진키로 결정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쌍용차의 지위, 법원이 주도하는 회생인가 추진 등의 영향으로 쌍용차 인수전엔 11개 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산업계 큰 관심이 쏠렸다. 이후 수차례에 걸친 검증 끝에 전기버스 제조사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체어맨 등 쌍용차의 과거 베스트셀링카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출시 계획 등을 의욕적으로 발표했다. 에디슨모터스는 11월30일 쌍용차 정밀실사를 마치고 내년 2월 인수잔금을 치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수차례 인수작업이 연장된 만큼 업계에선 ‘신중론’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 산업계 휩쓴 '메타버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확산하며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메타버스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에 집중하겠다며 회사명을 ‘메타’로 바꿨고, 네이버는 기존 제페토에 더해 아크버스(가상‧현실 융합 생태계)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공개하며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업, 관공서, 학교도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했다. 가상 세계 속에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 정부 탄소중립 목표…기업들 ESG '가속화'

탄소중립 시대 전환을 위한 정부의 로드맵에 발맞춰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속도를 냈다. 현대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 15개 대기업이 모여 지난 9월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을 창립했다. 수소 생산과 저장, 운반 및 충전, 활용 등 각 기업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탄소를 포집해 저장 또는 활용하는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기술개발도 활발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월 한국석유공사와 동해가스전에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탈황석고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무수석고를 생산했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ESG 경영 확산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2030년 탄소배출량을 40% 감축한다”고 밝혔다. 또 2050년까지 국내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다. 

◆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전기세 내년 4월 인상 '논란' 

4조3,800억원이 넘는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은 내년 1분기(1~3월)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탄소 중립 등 에너지 전환 정책 비용을 고려하고, 적자 손실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세 동결한 이유에 대해 '정부 몸사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대선 직후인 내년 4~5월 전기·가스 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것에 대해 '노골적인 관권선거'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전력이 내년 4월부터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도시가스 요금은 5월부터, 또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야당은 대선승리를 위해 대선 이후로 요금인상을 미룬 꼼수일뿐이라고 지적하는 등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어 정부책임론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술 수출 잭팟 터뜨린 제약·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도 기술수출(라이센스아웃) '잭팟'을 터뜨렸다.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32건이고 계약 규모는 13조2,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 체결 10조1,488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중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LG화학(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LC510255') ▲HK이노엔('케이캡'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주사) ▲동아에스티 (DA-7310 '요로감염증') ▲디앤디파마텍(대사성질환 치료제 DD01·계약금 약 47억원) 등을 포함하면 실제 이보다 큰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제약바이오 사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신약 구성 또한 ▲항암 ▲위식도역류질환 ▲플랫폼 기술 등으로 다양해졌다. 또한 항체치료제, 줄기세포 분야 등 제약바이오 의약품 기술이전 또한 활발한 추세다. 덩달아 신약 개발의 '씨앗'으로 불리는 신약 후보 물질(파이프라인)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 사 기술 수출 실적은 해가 거듭될수록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호재…진단키트·바이오의약품 수출 증가

보건산업 수출액은 251억 달러로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액을 넘어섰다. 지난해 수출액은 230억 달러였다. 특히 진단키트와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활발했다. 국내 진단제품은 EU(2.5%→15.8%)와 ASEAN(3.8%→11.3%)에서 점유율이 대폭 확대됐다. 씨젠은 3분기 누적 매출액 9,600억원을 돌파하며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뒀다. 3분기 매출 중 코로나19 진단시약의 비중이 64%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을 잡을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며 내년 전망을 밝게 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최근 5년 동안 규모(38.8억달러→72.1억 달러)를 약 2배 키웠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한국형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서 코로나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경우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다. 렉키로나는 최근까지 18개국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바, 코로나19 백신 국산화 성공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며 국내 판매 및 해외 수출이 가능해졌다. 모더나 백신은 제조 판매 품목 허가(모더나 코리아) 이후 국내에 처음으로 공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스파이크박스주'에 대한 제조 판매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달 13일 해당 신청에 대해 허가를 결정했다. 스파이크박스주는 지난 5월 수입 품목 허가된 미국 모더나사의 '모더나스파이크박스주'와 같은 백신이다.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2022년에도 제약·바이오업계에 위탁개발생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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