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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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

- “배당 성향 감소, 배당금 증가분이 당기순이익 증가분보다 적어서”

- “사실상 배당금 증가, 대주주 계열사에 고배당”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 성향을 전반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에 억눌린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카드 이용대금이 늘었고 비용절감 전략으로 순이익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축소와 가계대출 규제로 업황 둔화가 예상되면서 적극적인 주주 배당에 나서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롯데·우리·BC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약 2조4,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2% 늘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6,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9% 늘었다. 삼성카드는 전년 대비 38.18% 늘어난 5,510억원을, KB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29.01% 증가한 4,18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전년 대비 각각 62.14%, 66.95% 늘어난 2,505억원, 2,00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BC카드도 전년대비 45.81% 증가한 1,01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2,4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84.64% 뛰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던 연초의 전망과는 정반대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국민지원금과 온라인결제액 증가 등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어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실제 카드 소비 증가에 따른 신용판매 부문 이익이 늘어난 점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카드 이용금액은 122조2,563억원으로 전년보다 14.8% 늘어났다. 1인당 이용금액도 2020년 4분기 88만원에서 지난해 4분기 100만원선까지 상승했다. KB국민카드의 2020년 분기당 카드 이용금액은 34~37조원선에 머물렀으나, 지난해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4분기에는 4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올해는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수수료를 한 차례 더 내려갔고 주 수익원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적용되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조달비용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이 필요한 카드사들의 장기 기업어음(CP) 발행량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배당성향 축소 그 배경은?

지난해 실적증가에도 카드사들의 배당성향은 줄었다.

최근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있고,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금융회사들 경영 상태가 불안정해질 여지가 있어 선제적 대응의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2,501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전년 2,000억원과 비교하면 배당액은 늘었지만 배당성향은 61.6%에서 59.69%로 줄었다. 삼성카드도 배당성향을 48.16%에서 44.54%로 줄였으며, BC카드도 30.32%에서 24.69%로 축소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배당금 자체를 줄였다. 신한카드의 배당금은 전년 3,943억원보다 14.37% 줄어든 3,376억원이다. 배당성향도 65%에서 50%로 축소됐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 이후 처음으로 402억원을 배당한다. 다만 배당성향은 20% 정도로 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 이외에 현대카드는 결산 배당을 하지 않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하는데, 국민카드의 경우 전년 대비 배당금 자체는 501억원 늘었지만 배당성향이 준 것은 모수인 순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금도 비례해서 늘리지 않았단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 지분 구조도 문제인데, 개인주주 비중이 일반 기업보다 지극히 낮고 거의 모든 지분을 계열 금융사가 차지하고 있어 서민들에게 장·단기 대출을 통해 이익을 내고 배당 이득은 관계사가 챙기고 있다”면서 “(배당을 축소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의 이득은 카드사와 계열사 주주들이 챙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당성향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순이익 증가 규모만큼 배당금 증가 규모가 비례하지 않아서 성향 자체가 낮아진 것일 뿐 배당금 자체는 늘었고 이러한 배당금이 대부분은 계열사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정책의 참된 의미를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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