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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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회장급 2명 포함해 30% 활약…여성 오너가 임원은 10명 중 2명 미만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국내 재계에 젊은 오너들이 경영 일선에 전진배치 되는 가운데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주요 오너가 임원 270명 중 회장 반열에 올라선 경영자만 해도  20명을 넘어섰고, 부회장급까지 합치면 50명 정도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장급 직위에 오른 젊은 오너도 150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장급 2명을 포함해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 오너 임원도 10명 중 3명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270명이었다. 이중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쓰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50대 초반 미만에 속하는 젊은 회장급 경영자만 20명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공정위가 지정한 72개 그룹 중에서는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53세인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중순에 수석부회장에서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51세인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에 부친인 정몽근 명예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타이틀을 처음 달아 회장 직위만 10년 이상 유지해오고 있다.

DB그룹 김남호(48세) 회장은 2020년 7월, 한진그룹 조원태(47세) 회장은 2019년 4월, LG그룹 구광모(45세) 회장은 2018년 6월에 각각 그룹 최고 수장 반열에 올라섰다. 

작년 연말에는 한국타이어그룹 조현범(51세) 사장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회장 명패를 새로 새기며, 그룹 내 1인자임을 확고히 했다.      

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창업 1세대 회장급이 2명으로 나타났다.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과 레미콘 사업 등을 영위하는 SG 박창호(51세) 회장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이스트소프트 설립자 김장중(51세) 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두 회장은 1972년생으로 동갑내기 창업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4세 경영자 중에서는 CS홀딩스 장원영(48세) 회장이 유일했다. 장원영 회장은 동국제강그룹 장경호 창업가→2세 장상준 회장→3세 장세명 사장의 계보를 이어가는 경영자로 확인됐다. CS홀딩스는 조선선재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3세 오너가 임원은 현대차(정의선), 현대백화점(정지선), 한국타이어(조현범), 한진(조원태) 회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이 활약 중이다. 삼아제약 허준(52세) 회장, 조선내화 이인옥(52세) 회장, 대림비앤코 이해영(52세) 회장, 성신양회 김태현(49세) 회장 4명도 70년 이후 출생한 경영 3세 회장급 오너가로 분류됐다.

이중 대림비앤코 이해영 회장은 DL그룹 이재준 창업자의 손자이자 전 대림산업 이부용 부회장의 장남이다. 성신양회 김태현 회장은 자신의 조부(祖父)이자 성신양회를 일으킨 김상수 초대 회장과 부친인 김영준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2세 경영자는 DB 김남호 회장을 포함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에이치와이 윤호중(52세) 회장, 송원산업 박종호(50세) 회장, 삼목에스폼 김준년(49세) 회장,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46세) 회장, 이지홀딩스 지현욱(45세) 회장, 동양고속 최성원(44세) 회장 등이 대표적인 2세인 회장급 오너 경영자로 파악됐다. 여기에 1980년대생 MZ세대인 삼일제약 허승범(42세) 회장과 휴켐스 박주환(40세) 회장 2명도 젊은 회장급 반열에 오른 2세 경영자로 조사됐다.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이번 조사에서 29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외아들이거나 장자 혹은 지분 등을 다수 확보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회장급 임원으로는 넥센 강호찬(52세) 부회장, 금비 고기영(52세) 부회장, 세종공업 박정길(52세) 총괄부회장, 대창 조경호(51세) 부회장, 동원F&B 김남정(50세) 부회장, 한국콜마홀딩스 윤상현(49세)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형제가 모두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세예스24그룹 김동녕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김석환(49세)·김익환(47세) 부회장은 두 살 터울로 현재 같은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에 참여 중이다. 화승알앤에이 현지호(52세), 화승인더스트리 현석호(50세) 두 형제도 동일한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여성 부회장도 3명 있었다. 인지컨트롤스 정혜승(51세) 부회장, 대상홀딩스 임세령(46세) 부회장, 한솔케미칼 조연주(44세) 부회장이 여성 부회장 트로이카로 활약 중이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 부회장도 3명 있었다. 대명소노시즌 서준혁 부회장과 동양고속 최성욱 부회장은 올해 43세인 동갑내기다. 경동제약 류기성(41세) 부회장도 80년대생에 속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CEO만 해도 147명(54.4%)으로 50%를 넘어섰다. 이중 4명 중 1명은 198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한화솔루션 김동관(40세)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와이지-원 송시한(42세) 사장, 대신증권 양홍석(42세) 사장, BGF 홍정국(41세) 사장, HD현대(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41세) 사장, 한진 조현민(40세) 총괄사장, 경농 이용진(38세) 사장, 신영와코루 이성원(38세) 사장 등이 MZ세대 '사장' 반열에 진입했다.  

여성 중에서는 호텔신라 이부진(53세) 사장을 필두로 대주전자재료 임일지(53세) 사장, 신세계 정유경(51세) 총괄사장, 한미약품 임주현(49세) 사장,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47세) 사장, 깨끗한나라 최현수(44세) 사장 등이 경영 전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된 270명이 넘는 젊은 오너가 임원 중 2세 경영자는 151명(55.9%)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어 3세 경영자가 98명(36.3%)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고, 4세 기업가도 14명(5.2%)으로 조사됐다. 

직위별로 보면 '사장급(대표이사·의장 포함)'이 147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부회장급(29명), 부사장급(23명), 순으로 많았다. 회장급(21명), 전무급(17명), 상무급(17명) 등은 20명 미만이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74년에서 1975년에 출생한 오너가 젊은 임원이 4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72년~73년생(44명), 76~77년 및 78~79년(각 34명), 70~71년(32명) 순으로 30명을 상회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2년과 1974년에 태어난 임원이 각각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270명 되는 젊은 오너가 임원 중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임원은 80명(29.6%)으로 10명 중 3명 꼴로 나타났다.  

199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도 8명으로 파악됐다. 대유에이텍 박은진(33세) 상무, 호반프라퍼티 김윤혜(31세) 부사장, BYC 한승우(31세) 상무, 삼라마이다스 우기원(30세) 사내이사, 호반산업 김민성(29세) 상무(사내이사), 삼양식품 전병우(29세) 이사가 90년대생 오너가 90년대생 임원군에 포함됐다. 이외 농심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30세) 상무는 작년 말에 임원으로 승진했고,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33세) 경영리더도 올해 1월에 임원으로 합류했다.  

조사 대상 270명 중 여성 오너 임원은 43명(15.9%)이었고, 남성은 227명(84.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너가 임원 그룹 중에서도 10명 중 8명 넘게 남성으로 채워져 성비(性比) 차이가 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태어난 오너가 임원 중에는 해외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유학파 출신이 많아 글로벌 경영에 밝은 젊은 경영자가 많다"면서도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만 지나치게 따르다 보면 한국적 기업 문화의 특성과 맞지 않은 경우도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풍토에 적합한 경영 문화로 한 단계 새롭게 승화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소장은 "1970년 이후 젊은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붐이 일고 있기 때문에 올 연말 등에 단행될 2023년 일반 임원 인사에서는 70년대 후반 및 80년대 초반 출생 임원들이 다수 발탁되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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