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내정자.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내정자. ⓒ현대엔지니어링

-23일 정기 주총서 홍 내정자 대표이사 선임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23일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3년간 현대엔지니어링을 이끌었던 김창학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로 1년이 남았던 만큼 업계에선 기업공개(IPO) 수요 예측에 실패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설계·시공·조달(EPC)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에너지·환경 중심의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실고 있는 만큼 홍 내정자가 앞으로 재추진할 IPO에서 수요예측에 성공하기 위한 대비와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김창학 사장 임기 1년 앞두고 교체…IPO 수요예측 실패 따른 문책성 인사 시각도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날 서울 종로 계동 본사에서 제2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홍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홍 내정자는 1964년 출생으로 중앙대 토목공학 학사를 졸업했다. 그는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오만 MGP Project 현장소장(상무) ▲쿠웨이트 KLNG컨소시엄 총괄 현장소장(상무) ▲플랜트수행사업부장·KLNG팀장(전무) ▲플랜트사업본부장(전무)을 지냈다.

홍 내정자는 지난달 24일 플랜트사업본부장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김 사장은 고문을 맡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28일 IPO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요건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중요한 사안으로 꼽혔던 만큼 김 사장이 임기를 남기고 교체된 게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약 6,1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IPO를 통해 5,000억원 가량을 추가 확보해 총 1조1,000억원 가량을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 회장 부자가 현대모비스 주식을 취득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미다. 앞으로 현대모비스 주식을 취득해 현대차, 기아 순의 구조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코로나19, 시장상황 등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김 사장의 이번 인사에 대해 문책성 인사라고만 볼 수 없다”면서도 “다만, 현대차그룹 승계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중요한 요소로 포함이 됐을 것으로 보고, 기업 측면에서도 새로운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수장 교체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김 사장은 CEO로서 3년의 임기를 수행했고 CEO로 선임된 지 1년 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1년의 시차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IPO와 관련 세부 일정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아직은 전체적인 시장 상황과 외부 변수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 현대엔지니어링, 재무건전성 앞세워 친환경 신사업 '속도' 

홍 내정자는 현대엔지니어링 IPO 재추진과 최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친환경 신사업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홍 내정자는 플랜트 전문가이자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만큼 주요 현안 해결과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등 사업운영 역량뿐만 아니라, 사업 수행 전문성을 기반으로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 내정자는 글로벌 건설 산업 트렌드 및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EPC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에너지·환경 중심의 미래 신사업으로의 전환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인프라·산업 ▲건축·주택 ▲자산관리 등 건설·엔지니어링 전 분야에 걸쳐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또 ▲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및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 ▲폐기물 소각·매립 ▲소형 원자로 등 친환경·에너지 신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사업 추진에는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위험요소도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신사업 발굴 및 추진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9,400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이익잉여금은 2조4,20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60%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업계에서 드물게 차입을 하지 않으면서 알짜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정도에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며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30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입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신사업에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황이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각 기업의 기술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기술력, 사업수행 역량 시너지를 기반으로 친환경 사업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인프라, 건축, 자산관리 등 전 분야에 걸쳐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친환경·에너지 신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서 역할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에 대한 계획은 그대로 추진 중이고 대외사항이라 결론이 나기 전까지 확정되는 바는 없으나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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