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 총괄. ⓒ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 총괄. ⓒSK네트웍스

- 헬스케어·블록체인 등 투자 통한 시너지와 새 먹거리 창출
- 최성환 총괄 경영능력 시험대…성공 땐 입지 더욱 넓어져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헬스케어, 블록체인 등 분야에서 투자를 통해 새 사업을 개발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23일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신사업 투자 확대를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찾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 블록체인 등 사업 분야에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이를 기존 사업 모델에 적용해 한층 진화시키고, 필요하다면 주력사업으로 편입하는 등 투자를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기존 투자관리센터를 '글로벌 투자센터'로 바꾸고 '블록체인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정보통신 관련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사업개발실을 새로 만들었다.  

직물회사에서 무역 및 마케팅 중심의 비즈 모델, 생활가전과 렌터카 사업을 접목한 렌탈기업으로 탈바꿈한 데 이어 새 모델인 '사업형 투자회사' 도약을 본격화한 것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월부터 국내외 회사 투자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연초부터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엘비스가 진행한 1,500만달러(약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 B-2' 투자 유치에 참여한 데 이어, 미국 친환경 대체 가죽 기업 '마이코웍스'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 투자 계획 또한 발표했다. 국내 전기차 완속 충전사업자(CPO)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해시드가 설립한 창업투자회사 ‘해시드벤처스’와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발굴 및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60억 규모의 투자를 집행키로 했다. 업무협약 맺은 후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왼쪽)과 김서준 해시드벤처스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는 해시드가 설립한 창업투자회사 ‘해시드벤처스’와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발굴 및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60억 규모의 투자를 집행키로 했다. 업무협약 맺은 후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왼쪽)과 김서준 해시드벤처스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네트웍스

블록체인 분야에서 SK네트웍스는 지난달 블록체인 전문 투자 기업인 해시드와 손잡고 2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에도 108억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배경을 두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았던 SK네트웍스의 '혁신 DNA'를 꼽았다. 여기에 기존 사업의 낮은 수익성 등 정체된 사업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1953년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로 출범한 SK네트웍스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모델 혁신을 진행해왔다. 결과적으로 SK매직은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통합회사로 새롭게 출범한 SK렌터카는 안정화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정보통신 유통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중고 ICT 기기 유통 사업모델인 민팃도 궤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SK네트웍스는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동시에 일정기간 정체되는 과정을 반복하곤 했다. 그럴때마다 혁신을 필두로 새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가전 및 렌탈사업에 집중했던 2016년 연간 15조원이 넘던 SK네트웍스의 매출 규모는 2020년 10조원대로 떨어졌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수년째 1%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출 11조181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에 비해 매출은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글로벌 부문이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글로벌 부문은 지난해 90억원의 손실을 내며 연간 적자로 돌아섰다.

SK매직 또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1조760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738억원으로 11.2% 줄었다. 

이런 연유로 SK네트웍스는 실적 반등 시점을 올해로 잡았다. 그간 강조해왔던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연초부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SK네트웍스 사옥 전경.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 사옥 전경.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8년부터 글로벌 투자를 준비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최 총괄은 전략기획실장으로 부임해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구축과 내부 역량 확보를 책임졌다. 엘비스, 해시드 등 10여 건의 시딩(Seeding) 투자를 이끌어낸 것도 최 사업총괄의 역량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의 투자 사업은 3세 경영을 시작할 최성환 사업총괄의 경영능력 심판대기도 하다. 최 총괄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차남인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회사 또한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 총괄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최 총괄은 지난해 약 258억원을 들여 SK네트웍스 주식 468만6,836주를 사들여 1.89%의 지분을 확보, 아버지인 최 전 회장을 제치고 개인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SK네트웍스 입장에선 최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2심 재판 중인 가운데, 현재 공석인 사내이사 자리에 최 총괄을 선임된다면 회사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또한 최 총괄이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면 그룹 내 입지는 더욱 넓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신사업 성공 여부가 회사와 최 총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본격화하는 올해 최 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기업가치 제고와 지속 성장을 위한 실행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투자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이를 계기로 사업 역량과 핵심 기술력 모두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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