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사옥.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사옥. ⓒ쌍용자동차

-신뢰 잃은 에디슨모터스 기한 내에 2,743억원 못 내
-새주인 찾기 녹록치 않아, 청산 가능성 배제 못해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쌍용자동차가 에디슨 모터스 인수를 계약을 철회하면서 쌍용차는 인수는 재출발점에 섰다.

쌍용차 인수·합병 우선협상 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가 동원할 수 있었던 자금은 계약금 304억8,000만원.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1월 쌍용차 인수자금으로 3,000억원 가량을 써 우선순위협상 대상자에 올랐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는 인수대금 잔금 납입 기한인 지난 25일까지 계약금 304억8,000만원을 제외한 인수잔금 2,743억원을 납부하지 못했다. 결국 쌍용차는 25일 에디슨 모터스와의 인수 계약을 본격 해제했다.

쌍용차 측은 재매각 대해 인수합병(M&A) 절차를 시작할 2021년과 비교하면 현저히 개선됐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쌍용차는 당분간 주인 없는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일 경우 쌍용차의 청산 가능성 또한 제기됐다. 

새주인 찾기가 녹록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쌍용차는 작년 입찰 공고 당시 쌍용차에 인수의향서를 보낸 업체와 사모펀드 등은 11개에 달했지만, 본입찰에는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새 법인) 컨소시엄, 인디EV,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3곳만 참여했다.

업계에선 SM그룹 등 다른 기업들이 입찰을 포기한 점을 고려하면 다시 M&A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수자가 나오더라도 에디슨모터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자금 부족 에디슨모터스…신뢰 못한 쌍용차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 때부터 자금을 동원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를 받아왔다.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7,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정상화에 도달하기 까지 1조5,000억원이 필요한 회사로 분석됐다. 이런 회사가 쌍용차 인수자금으로 3,000억원 가량을 써내 쌍용차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우려와 의심이 더욱 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재무적 투자자(FI)인 사모펀드와 개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경우 인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인수 후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키스톤PE가 투자 계획을 취소하고 컨소시엄에서 탈퇴했고, 또 다른 사모펀드 KCGI도 컨소시엄 탈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투자 방식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투자에서 손을 떼면서 쌍용차 인수 동력을 잃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도 날을 세웠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방식에 대해 "가장 나쁜 인수 구조인 전형적인 차입매수(LBO)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노조와 채권단도 에디슨모터스의 인수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전경.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전경. ⓒ쌍용자동차

◆ 새주인 찾기 쉽지 않아…청산 가능성도

업계에선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재무적 부담이 큰데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과연 어느 기업이 선뜻 인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여기에 당장 인건비와 신차 개발비 등 실탄을 확보하지 못한 쌍용차가 새주인 없이 반전 상황을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 또한 나왔다. 

쌍용차는 지난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4월 다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SM그룹 등 일부 기업이 쌍용차에 관심을 보였으나 9월 본입찰에는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다.

부채와 향후 운영비를 포함한 쌍용차 실제 인수 금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 때문에 대부분 기업이 발을 뺐다. 

일각에선 산업은행 등을 통한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두 번째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이미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과연 쌍용차 정상화가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새로운 인수자가 나오지 않으면 쌍용차는 청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법원 조사위원은 쌍용차를 존속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가치가 높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9,820억원이고, 쌍용차가 유지될 경우의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6,200억원으로 조사됐다.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약 3,600억원 정도 높게 나타난 것이다. 

◆ 쌍용차 자신감…"매각 여건, 전보다 좋아"

기업 청산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쌍용차는 매각 여건이 작년 6월 M&A 절차를 시작할 당시와 비교해 현저히 개선됐다며 재매각에 자신감을 보였다.

쌍용차는 개발 여부가 불확실했던 J100은 개발이 완료돼 6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실행방안이 구체화 되지 않았던 미래 생존 기반인 친 환경차로의 전환도 구체화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쌍용차 측은 "글로벌 전기차 선도기업인 BYD와의 제휴로 내년 하반기에 U100을 출시하는 등 실행방안이 구체화 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SNAM사 와의 CKD 사업도 지난 1월 현지 공장이 착공됨으로써 2023년부터 년 3만대 규모의 수출 물량을 확보하게 됐고, 기타 국가의 수출 오더도 크게 증가하는 등 미국 출고 물량이 약 1만3,000대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등 부품수급 문제만 해결된다면 생산라인을 2교대로 가동해야 할 정도로 회사운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자신했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 관리인은 "이러한 경영여건 개선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증대시켜 보다 경쟁력 있는 인수자를 물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최단 시일 내 재 매각을 성사시켜 이해관계자들의 불안 해소는 물론 장기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계약 파기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계약파기 통보를 받은 바 없다는 유감의 뜻을 피력했다. 아울러 쌍용차의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해제한 것과 관련, 법원에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맞섰다.

에디스모터스 관계자는 "일방적인 해지통보를 받았는데 인정할 수 없다“며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을 조만간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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