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과거의 수직적 조직체계를 벗고 수평적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급변하는 트렌드와 시장 환경에 민감한 만큼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와 효율적인 업무의 중요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조직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 개인의 역량이 기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나이와 연차가 아닌 실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조직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SR타임스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2022년 '환골탈태(換骨奪胎)'에 나선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오비맥주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오비맥주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가 선진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성과 포용성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구성원이 일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응해야하는 만큼 소통을 통한 존중의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배 대표는 벨기에 출신으로 '벤 베르하르트'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으나 취임 후 오비맥주 구성원과 더불어 소비자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에는 성씨 배(裵), 물 하(河), 높을 준(峻)을 써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듯 바다처럼 무한한 가능성으로 이끄는 리더십’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본명인 ‘베르하르트’의 발음을 최대한 살린 이름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배하준 대표의 한글 이름은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파트너들에게 한층 더 친화적인 방법으로 소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오비맥주

◆ 코로나19 변수에 '집콕·혼술'로 시장 대응

배 대표는 2020년 1월 취임 후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변화를 겪었음에도 한국 시장에서 ‘집콕’, ‘혼술족’ 등 트렌드에 대응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통을 강조한 배 대표인 만큼 변화하는 니즈 파악에도 능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배 대표는 '올 뉴 카스'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려면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당시 오비맥주는 '카스(CASS)'의 영문을 거꾸로 뒤집어 '싹(SSAC)'으로 표기하며 변화를 강조했고 맥주병은 갈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카스 제품의 병을 투명한 유리병으로 교체했다.  

배 대표는 "지난 27년 동안 카스는 시대 정신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상쾌한 맥주를 제공해왔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함께 젊은 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난 10년간 국내 1위 맥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끊임없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상황에도 빠르게 대처했다고 자평했다. 배 대표는 "일상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꿨다"며 "이에 불구하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했다"고 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KBC를 론칭하고 다양한 이종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노르디스크 맥주’ 와 ‘백양BYC 비엔나라거’, ‘캬 소리 나는 맥주’ 등을 선보이며 가정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가정용 맥주시장 판매량 집계에서 점유율 52.7%를 기록했다. 대표 브랜드 '카스'는 브랜드별 순위에서 점유율 38.6%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지켰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사람’을 가장 큰 성장 원동력으로 삼고, 내부 구성원이 회사와 브랜드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유연근무제 및 재택근무제 도입으로 맞춤형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가운데)가 ‘최고 고용주 협회’가 수여하는 ‘2022 최우수 고용기업’ 상을 받고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비맥주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가운데)가 ‘최고 고용주 협회’가 수여하는 ‘2022 최우수 고용기업’ 상을 받고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비맥주

◆ 격월마다 다양성·포용성 실천방안 수립

오비맥주는 2020년 10월 다양성과 포용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 강화를 목적으로 ‘다양성·포용성(Diversity & Inclusion) 위원회(D&I 위원회)’를 발족해 운영 중이다.

D&I 위원회는 개인의 ▲성별 ▲나이 ▲인종 ▲배경 ▲특성 등과 무관하게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존중 받는 기업 문화 조성을 위해 조직됐다. 정책·프로그램 개발 등 활동을 통해 ▲영업 ▲생산 ▲마케팅 ▲인사 등 전 부문을 아울러 총 26명의 직원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배 대표와 인사 부문 부사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D&I 위원회는 격월마다 ▲다양성 존중 ▲편견 최소화 ▲포용 문화 ▲해외 모범 사례 ▲세대 차이 등의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다양성·포용성의 가치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수립한다. 위원회에서 나온 제안과 실행 계획은 정기적으로 위원장에게 보고돼 진행 상황에 대한 점검을 받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해 벨기에, 브라질, 미국,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 모여 일하고 있다"며 "본사의 여성 임원 비중이 약 30%에 이르며 ‘여성 리더십 포럼’ 이라는 사내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여성 직원들의 리더십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을 포함한 최고 임원들도 일반 직원과 같은 칸막이가 없는 책상에서 근무하는 수평적 업무 환경도 특징"이라고 했다.

◆ 최우수 고용기업…가족친화인증기업 뽑히기도 

오비맥주는 올해 2월 글로벌 인사평가 기관인 ‘최고 고용주 협회’ (Top Employers Institute)로부터 ‘2022 최우수 고용기업(Top Employer)’에 선정됐다.

‘최고 고용주 협회’는 매해 약 120개국, 1,800여개 기업을 평가해 '최우수 고용기업'을 발표한다.

협회는 기업의 ▲인사 전략 ▲다양성 및 포용성 문화 ▲직원복지·웰빙 ▲업무 환경 ▲직원역량개발·성장 ▲인재 채용 ▲디지털 HR 테크놀로지 등 인사 운영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전방위적 설문조사 및 전문가 집단에 의한 종합 평가와 교차 검증을 통해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임직원 웰빙과 직원 역량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다양성 및 포용성을 강조하는 업무 환경을 조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비맥주는 2019년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인증기업’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글로벌 인력관리(HR)컨설팅 회사 ‘유니버섬(Universum)’이 국내 49개 대학 4,4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가장 매력적인 직장 톱 100’에 선정된 바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매주 수요일 '가정의 날' 운영, 법정 기준을 웃도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제공, 자녀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직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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