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게임사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P2E(Play to Earn) 게임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잇달아 투자를 하고 있지만 유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일각의 게임사가 기존에 있던 인기 지적재산권(IP)에 P2E 요소를 끼워 넣어 론칭하는 사례가 빈번해 기존 게임과 차별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P2E 대표작인 위메이드의 미르4, 조이시티의 건쉽배틀: 토탈워페어, 나트리스의 무한돌파 삼국지 등이 기존에 있던 인기 IP들을 재활용해 P2E 요소를 끼워 넣은 사례다. 출시가 예고된 ▲넷마블의 A3: 스틸얼라이브 ▲네오위즈의 크립토 골프 임팩트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등도 마찬가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사는 P2E 게임 출시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위메이드가 서비스한 '미르4'를 시작으로 네오위즈·조이시티·NHN은 올해 P2E 게임 론칭을 예고했다. 컴투스와 넷마블은 론칭을 예고한 것에서 더 나아가 P2E 게임 서비스를 위해 각각 가상화폐인 C2X와 큐브를 상장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P2E 게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업계 일각에서는 P2E 게임은 게임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게임사와 유저가 함께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는 게임이라고 비판한다.

지난 1월 한국게임학회는 "P2E 게임은 게임 코인과 확률형 아이템을 팔기 위한 게임사의 마케팅 전략"이라며 "이용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게임 아이템을 사야하고 게임사들이 자체 발행한 게임 코인을 팔아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주체는 게임사"라고 주장했다.

또 유입되는 유저들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많아져 가상화폐 거래가 많이 이뤄질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가상화폐의 가치가 유지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가상화폐 가치 하락은 곧 '쌀먹' 유저들의 이탈로 이어진다.

'쌀먹'은 게임 아이템을 팔아 쌀을 먹는다는 뜻으로 그런 행위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사람들을 의미한다.  P2E 게임 유저 가운데 돈벌기에만 집중하는 '쌀먹' 유저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쌀먹 유저들이 대다수라는 것은 게임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 올 때 유저들이 대량 이탈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P2E 게임은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플레이 하는 유저들이 많은 상태"라며 "게임사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든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게임의 수명이 끝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트리스의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가 P2E 게임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지난해 출시한 P2E 게임인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의 가상화폐인 무돌코인도 같은 이유로 출시 2주만에 화폐의 가치가 10분의 1로 떨어졌다. 한 유저는 "론칭 초기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를 플레이 했을 때 하루 4만원을 벌 수 있었지만 가상화폐 가치가 떨어진 후에는 하루종일 게임을 해도 400원밖에 벌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2019년부터 대체불가토큰(NFT)를 제공해 현금화를 가능하게 했던 자동차 게임인 'F1 델타 타임'이 서비스를 종료함에 따라 그동안 지급했던 NFT의 가치가 '무용지물'이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의 매도에 있어서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부분이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1월 예고없이 1,600억원의 자사의 가상화폐 '위믹스'를 단기간에 대량 매도해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다. 주식의 대량 매도시 공시 의무가 있지만 가상화폐 매도시에는 공시 의무가 없다. 

학계에서는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염두에 두고 P2E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게임학부)는 "만약 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지속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P2E 사업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P2E 게임은 재화나 아이템의 소유권을 게이머한테 주는 것이 맞는데 그런 부분을 잘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라도 먼저 움직여 소액 게이머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때 P2E 게임의 이미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을 통해 가상화폐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교수(게임콘텐츠학과)는 "P2E 게임 출시 후 관리가 안되는 상태"라며 "게임사들이 출시하는 가상화폐 가치 보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수는 "게임사가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새 정부가 출범 이후 기업과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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