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샘 레이미 감독이 만들어낸 넥스트레벨 마블 슈퍼히어로 무비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드디어 마블다운 마블 영화가 되돌아왔다. 슈퍼히어로 영화와 호러 무비의 퓨전은 무섭도록 짜릿하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전작 '닥터 스트레인지' 솔로 무비의 후속작이자 MCU 페이즈4의 새로운 관문을 여는 작품으로 공언된 영화다.

(주의: 이 리뷰에는 해당 영화와 관련된 일부 요소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귀에 익숙한 마블 영화 로고 시그널 음악과 함께 시작한다. 이어서 격정적이면서도 깜짝 놀랄 만한 오프닝 시퀀스를 통해 균열로 가득한 차원과 뒤엉킨 시공간 속 멀티버스의 문을 연다.

마치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미로 속에서 오랜 방황을 거듭하다 마침내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향 풍경을 다시 마주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은 인류를 위해 싸우고 희생하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그는 원래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이고 오만한 천재 신경외과 의사 '스티븐 스트레인지'였다.

전작에서 그는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모든 것을 잃었다가 닥터 스트레인지로 거듭나면서 신적인 능력을 부여받는다. 그렇게 진화를 거듭한 그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영웅으로 성장했다.

이제 그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했다. "그럼 당신은 행복해?"라는 단순한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하지만 고이 간직하고 있는 유리 깨진 손목시계가 그의 마음속은 그렇지 않음을 증명한다.

여기서 질문이 던져진다.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삶이 존재하고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냐고. 닥터 스트레인지의 "오직 이 길뿐이야"라는 대사가 "또 다른 길도 있어"로 바뀔 수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등가교환의 옵션이 붙는다. 얻은 만큼 잃어야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완다 막시모프'로 살아가는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는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일평생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 희생이 없었다면 손에 쥘 수 있었던 행복이 존재했다. 그녀에게도 똑같은 질문이 던져진다. 그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겠냐고.

이 딜레마를 기반으로 혼란과 광기로 가득한 멀티버스의 대서사가 전개된다.

◆ 호러 영화 종합선물 세트…샘 레이미만의 시그니처 연출이 한가득

이 작품은 '이블 데드' 시리즈, '다크맨', '드래그 미 투 헬'을 만들어냈던 B급 호러 무비 장인 샘 레이미의 시그니처 연출이 말 그대로 시종일관 계속 이어진다.

공포 영화의 그로테스크한 프로덕션과 점프 스케어 연출은 기본양념으로 들어간다. 신체 훼손·변형, 흑마술, 악령, 빙의 등등 공포 영화 마니아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꽉 채워졌다.

특히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명작 '샤이닝'을 연상하게 하는 추격신이 주는 스릴감이 인상적이다. 등장인물이 쫄쫄이 스판덱스 의상 대신 일상복을 입어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부분은 장르 결합이 가져온 장점일 것이다.

공포 영화 요소는 종합선물 세트처럼 한가득하지만, 선을 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재미를 추구하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본분을 지켜 연출된다. 약간의 놀라움과 음산한 느낌이 가미된 정도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아울러 유머 감각 넘치는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환상적인 스펙터클 액션 또한 영화적 재미를 높여준다. 이 완벽한 균형감은 샘 레이미 감독의 마블 영화 시리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음을 말해준다.

이 롤러코스터 영화에 탑승했다는 것에 감사함이 느껴질 정도로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래로 가장 마블 영화다운 재미를 안겨준다. 전작이 3D 프랙탈 영상으로 시각적 충격을 줬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멀티버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력 넘치는 차원 이동 비주얼이 압권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특히 '멀티버스'라는 수많은 가능성의 문을 열 수 있는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는 이 영화 서사의 핵심 인물로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개성과 능력이 잘 활용된다. 이 캐릭터는 네이밍과 언어에서 북미의 다인종 다문화를 대표한다. 고향의 가족 모습과 가슴의 배지로 LGBTQ+를 상징해 보여줄 뿐 직접적인 성 소수자 묘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크리스틴 팔머'(레이첼 맥아담스), '웡'(베네딕트 웡)처럼 전작에서 봤던 반가운 캐릭터들도 재등장한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던 '칼 모르도'(치웨텔 에지오포)의 활용은 기대보다 약간 아쉬운 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가 멀티버스를 여행하는 장면에서는 또 다른 자기 자신 외에도 히든 카메오 캐릭터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 일부를 확인하려면 디즈니+ 시리즈 '왓 이프...?'를 참고해야 한다. '왓 이프...?'이 외에도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작품은 여럿 있지만 그중 '완다비전'은 꼭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완다비전'을 봐야만 완다 막시모프로 살아가고 싶은 스칼렛 위치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 절절한 감정선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마블 영화의 완벽한 부활

마블영화는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통해 드디어 완벽하게 부활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지루함이 없다. 재미와 놀라움의 연속이며,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영화적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IMAX, 4DX, 스크린X, 돌비시네마 3D, 수퍼플렉스G, 컬러리움, 수퍼4D 등 특수관에서 관람이 권장되는 작품이다.

MCU의 끝없는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멀티버스의 활용이 완성도 높은 서사와 맞물려 단순한 팝콘 무비가 아닌 인생의 가치와 존재의 의미까지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하면서 철학적 사유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영화에는 쿠키 영상이 2개가 있다. 그 중 첫 번째 쿠키 영상에서는 도르마무와 관계가 있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기존에도 전사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이 할리우드 스타가 앞으로 슈퍼히어로 캐릭터로 MCU에서 어떤 활약을 보이게 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제목: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원제: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웡, 소치틀 고메즈, 치웨텔 에지오포, 레이첼 맥아담스

◆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러닝타임: 126분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개봉: 2022년 5월 4일 전 세계 동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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