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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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BC비율 하락…증자·후순위·영구채 총동원

- NH농협생명이 자본확충 금액 가장 많아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4조원 가까이 확충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이같은 움직임은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보유 채권 가치가 급락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들이 유상증자부터 후순위채 및 영구채(신종자본증권) 같은 자본성증권 발행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모양새다.

1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금액은 2조9,000억원이다. 유상증자가 6,000억원, 자본성증권이 2조3,000억원이다. 상반기 기준 자본성증권 발행액은 2017년 상반기(2조1,990억원)를 넘어 사상 최대 규모다.

보험사별로 보면 NH농협생명의 자본확충 금액이 가장 많다. 올들어 총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후순위채도 8,300억원 발행했다. DGB생명(950억원), 흥국생명(500억원), 푸본현대생명(500억원) 등도 후순위채나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보강했다. 한화손해보험도 후순위채 2,500억원을 발행해 자본확충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메리츠화재는 2,9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이달 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내놓는다. 한화생명은 다음달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KB손해보험도 다음달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보험사들의 유상증자와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가 상반기 내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 대부분이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해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RBC비율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지표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감당국은 보통 150% 이상을 권고한다.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하락한 것은 금리 상승으로 자본금 역할을 하는 가용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용자본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크게 줄어든데다가 지급해야할 배당금도 늘면서 전반적으로 재무상황이 나빠졌다. 특히 내년부터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건전성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KB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179.4%에서 올해 1분기 말 162.3%로 떨어졌다.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184.6%에서 161.0%로 23.6%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보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의 발행이 늘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경우 이자만 3,000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상승기인 만큼) 발행금리가 높아 이자부담이 커지는 환경을 고려해 땜질식 처방보다 근본적인 자본 확충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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