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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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대금리 조건, 불필요한 상품 가입 유도”

- 전북은행, 적금 ‘최대 연 6%’…JB카드 사용 조건 등

- 신한은행 연 5.5%, 하나은행 연 5% 금리제공…“주택청약 상품 가입해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최대 연 6%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카드발급이나 주택청약상품 등을 끼워 파는 형태로 이뤄지다 보니 ‘무늬만 최대금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자산시장으로 쏠렸던 돈이 은행으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혜택을 보고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주는 이자에는 인색하다는 평가다.

17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전북은행·대구은행 등) 19곳의 적금 상품(12개월 만기) 중 가장 높은 우대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은 전북은행의 ‘JB 카드 재테크 적금(정기적립식)’이다.

전북은행의 해당상품은 기본금리 1.5%에 최대 연 4.5% 우대금리를 제공해준다. 금리혜택만 따지면 6%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마케팅 동의를 할 경우 연 0.2%, JB카드를 신규로 만들 경우 연 0.3%, JB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4.0%를 우대금리로 제공하는 조건이다. 계약기간은 12개월이며, 월 적립한도는 5만원에서 50만원까지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카드사용 실적을 충족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신한은행도 최대 연 5.5%를 제공하는 ‘신한 마이홈 적금 특별금리 이벤트’를 지난 16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신규 가입하는 만 39세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입장벽이 높다는 지적이다. 1년제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저축한도는 1,000원 이상 20만원 이하다. 기본금리 연 1.6%에 우대금리 연 1.0%포인트, 특별금리 연 2.9%포인트를 제공해준다. 

연 5.0%의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은행의 ‘내집마련 더블업적금’도 최대금리를 받기 쉽지 않다. 기본금리는 1.5%이지만 해당상품 가입일에 하나은행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신규 가입한 경우만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고 만기 시까지 보유하도록 단서를 달고 있다. 이벤트 특별금리라는 명목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면서 1년제 예금을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고, 월 적립액은 5만원부터 최대 20만원까지다.

우리은행의 ‘우리 슈퍼 주거래적금’의 경우 최대 연 3.45%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 조건은 첫 거래 소비자, 급여‧연금이체 혹은 해외송금액이 일정 실적 이상, 우리카드 이용 실적을 채우고 우리은행 결제 계좌로 지정 시에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국민ONE적금’도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 최대 연 3.20% 금리를 제공해주면서 급여·공과금·연금이체를 유도하고 주택청약종합을 가입할 경우에 한해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 명목상 ‘우대금리’…“제휴상품 가입 유도, 끼워팔기 꼼수”

제휴 상품과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실적을 늘리기 위한 단골 영업 전략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원하지 않는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끼워팔기’라는 비판도 거세다.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이 또 다른 상품에 가입해야 하고 신용카드를 발급 받거나 일정 실적 이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선 우대금리 조건을 사전에 설명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이용실적 충족 등을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혜택을 받는 소비자가 적고, 이에 따라 관리감독이 필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올해 3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끼워 팔기 조건이 붙은 특판 상품 가입자 중 최고 우대금리를 받은 소비자는 13.3%에 그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소비자 보호에 관한 부분들이 강조되면서 은행들이 영리추구를 위해 적금 금리 등을 올리면서 미끼상품을 통해 조건을 제시해 우대금리를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 신용카드 가입과 실적 등은 고객에 따라서는 차별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리인상기라는 점에서 자산시장으로 몰렸던 자금이 은행을 돌아오고 있는데, 이자가 거의 없는 ‘공짜 예금’을 늘리며 이익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도 분명 있다”며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저원가성 핵심예금’ 잔액은 733조1,219억원으로, 1년 전(690조5,354억원)보다 6.2%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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