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
환경·사회·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는 기업의 생존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수 코스가 됐다. 특히 기후변화는 국제적 민감도가 높은 만큼 기업이 브랜드의 신뢰와 사업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를 도입한다. 갈수록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20년 10월부터 기업 뿐 아니라 정부기관, 공기업들도 ESG 경영에 본격 나서며 실천에 힘쓰고 있다. 각 기업의 ESG 경영 추진 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R타임스는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현재 상황과 올해 계획 등을 기획 취재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고객과 사회를 위해 투자회사가 해야 할 일은 미래를 향한 독창적인 투자 철학을 갖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를 지향하겠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이하 미래에셋) 회장은 2010년부터 미래에셋에서 받은 배당금을 전액 기부하는 ESG 경영을 실천 중이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박 회장이 올해 기부하는 배당금액은 16억원이며 12년간 누적기부액은 총 282억원이다. 

앞서 박 회장은 2008년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2010년부터 배당금 전액을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실제 박 회장은 2000년 사재 75억원을 출연해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이 기금으로 '글로벌리더 대장정', '글로벌 문화체험단' 등 글로벌 탐방 프로그램과 전국 초등학교로 찾아가는 '우리아이 스쿨투어', 미취학 아동과 가족이 함께 하는 '우리아이 경제교실' 등 다양한 금융·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20년 전국재해구호협회 기부를 통해 의료용품과 방호복, 마스크 등 물품 구매를 지원한 데 이어 태풍피해 수재민을 돕기 위해 성금을 기부했다. 지난해 '미래에셋 청소년 비전프로젝트' '청소년 문화체험활동'을 비대면으로 지원했다. 지난 3월에는 울진, 삼척, 강릉 지역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5억원을 쾌척했다. 

박 회장은 비단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미래에셋 해외 교환 장학생'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인재들이 넓은 세계에서 지식 함양 및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학비와 체재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2007년 1기 장학생 선발을 시작으로 올해 15주년을 맞았으며, 현재까지 총 6,017명의 대학생을 세계 50개국에 파견했다.

▲미래에셋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미래에셋
▲미래에셋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미래에셋

◆ '증권업계 ESG 선두주자' 미래에셋증권

그룹 계열사도 박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6년부터 국내 증권사 최초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경영을 선도해 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계 ESG 선두주자'로 꼽힌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기후변화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9월 RE100 가입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됐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기를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2025년까지 사용전력에 대한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라는 목표도 수립했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증권은 친환경 경영 체계를 기반으로 임직원의 환경의식을 제고해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환경 영향 저감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임직원의 다양한 환경캠페인 참여를 독려해 온실가스,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배출량 등의 절감을 통해 환경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다.

미래에셋증권은 사업장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등의 다양한 환경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 보고하는 등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2050년까지는 국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넷-제로(Net-Zero)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탄소저감 금융 제공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지속가능금융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수립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증권은 중수도·우수조를 이용하는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중수도·우수조 이용시 한번 사용한 깨끗한 물과 빗물을 정화해 화장실 사용 및 조경용수로 재사용할 수 있다.  

실제 미래에셋센터원빌딩 내부에는 하수처리시설 설비가 있어 자체적으로 정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이 ESG 환경 캠페인 'm.플로깅’' 활동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이 ESG 환경 캠페인 'm.플로깅’' 활동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

◆ 미래에셋자산운용, ESG 투자 확대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사회적 책임, 고객동맹, 정직한 회사'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ESG 분야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자산 뿐만 아니라 인프라, PEF 등 대체투자에도 ESG 투자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통자산 ESG 투자 규모는 약 1조8,500억원, 대체투자 규모는 약 8,100억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0년 1월 ‘의결권행사에 관한 지침’을 제정했다. 이후 자본시장법 등에 따라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반영해 전면 개정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산운용사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투자자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지침을 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 가치 제고를 위해 운용과 분리된 독립 조직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외부 리서치 기관을 활용함으로써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에는 책임투자전략센터를 설립해 ESG 투자전담인력 관리에 힘쓰고 있다. 실질적인 ESG 투자 대응을 위한 자체 ESG 평가체계를 수립해 국내주식 및 채권 등 운용 전반에 활용 중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월 글로벌 탄소배출량 측정 협의체인 ‘탄소회계금융협의체(PCAF)’에 가입했다. PCAF는 금융기업의 대출, 투자 등 금융자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일관적으로 측정하고 공개하기 위한 협의체로, 유럽에서 시작해 2019년 9월 세계로 범위가 확장됐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SG 평가 시스템과 체계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SG 중 E에 해당하는 환경 세부 항목에 탄소 배출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PCAF에서 제공하는 산정방법론을 활용하면 평가의 공정성과 정확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생명 사옥. ⓒ미래에셋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생명 사옥. ⓒ미래에셋

◆ 미래에셋생명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문화 구축"

미래에셋생명 역시 '최우선 가치는 고객'이라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지속가능경영(ESG)원년으로 선포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런 경영 이념으로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가치의 균형을 조화롭게 운영해 리딩컴퍼니의 역할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우선 미래에셋생명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사회적 인식과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소비자보호 ▲친환경 ▲건전한 노사관계 ▲사회공헌 등 업무 전반에 가치를 제고하고, 신뢰도를 높여 새로운 경영문화를 안착하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초 업계 최초 ESG 채권을 발행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사회에서 ESG인증을 받은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의결했다. 또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ESG 경영위원회도 발족했다.

ESG 경영위원회는 기존 경영위원회의 역할에 ESG 관련 연간 계획 수립 및 이행실적 보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승인 등 ESG 추진에 관한 사항을 추가해 ESG 경영의 실질적 관리·감독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 7월에는 ESG경영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ESG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보고서에는 ESG 관련 활동을 중심으로 ▲재무적 ▲비재무적 주요 정보들을 공개하고 지속가능경영 철학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디지털 금융 혁신 ▲고객을 위한 금융 ▲금융 전문 인재 양성 등 3개 이슈를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기술했다. ▲사회공헌 ▲상생경영 등 분야별 성과와 ▲지배구조 ▲준법·윤리경영 ▲리스크관리 등 시스템에 대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울러 보험산업 혁신을 선도해 온 경영철학은 물론 ▲채널혁신 ▲투트랙(Two-TracK)전략 등 경영전략과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고객 맞춤형 상품 설계 등 그동안 미래에셋생명의 역사도 담겼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자사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건강하고 배려가 있는 자본주의의 실천을 위해 경영 전 분야에서 ESG 관점을 도입해 고객 및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한 경영방침을 준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