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증권업계의 실적부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이 거둔 올 1분기 순이익을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1년 전보다 순이익이 60.3%나 감소했지만 중형사인 메리츠증권의 경우 반대로 33.4% 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꺽인 데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운용 실적이 하락하면서 해당 영업부문의 손실방어 전략 차이가 양사의 분기 순이익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전년동기(2,574억원) 대비 60.3%나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50.2% 줄었다. 영업이익은 1,617억5,000만원으로, 작년 1분기 3,744억원 대비 56.8% 줄었다.

NH투자증권은 채권 운용 측면에서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손실을 확인했다. 그나마 선전한 부문은 IB부문(인수주선, M&A자문, 채무보증관련)이지만 순이익 감소를 방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3081억원이었던 채권관련 자산운용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2분기 3,429억원, 3분기 2,070억원, 4분기 1,656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올 1분기 관련 수익은 813억원에 그치며 1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NH투자증권의 IB부문 수익은 866억원으로 전년 동기(940억원) 대비로는 7.87% 부진했지만 지난해 4분기(738억원) 대비로는 17.34%(128억원) 증가했다.

◆ 증권업 불황…유일한 실적 선방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올 1분기 벌어들인 순이익은 2,824억원으로 작년 2,117억원 대비 33.4%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가운데서는 메리츠증권만이 유일하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도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썼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2.4% 늘어난 3,769억원, 세전이익은 32.0% 증가한 3,809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말 자기자본은 5조3,984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6,34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연결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은 21.0%로 작년 1분기 보다 3.3%포인트 개선됐다.

메리츠증권은 자산운용(트레이딩) 부문에서 손실방어에 성공하며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 자산운용 부문에서 나온 순영업수익은 별도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 늘어난 2,309억원에 달했다. 채권금리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인 포지션 관리와 시장 상황의 적절한 대응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있고 이에 더해 투자 및 파생거래 등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며 실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비상장사와 해외에너지투자 수익이 각각 900억원, 500억원씩 반영돼 자산운용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금융수지부문 수익에서도 별도 기준 전년동기대비 95.0% 증가한 1,05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관련 채권 매각건이 반영되면서 수익을 끌어올렸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중 하이난항공그룹 채권 일부를 매각해 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채권도 연내 처분할 예정이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하이난항공그룹이 글렌코어로부터 HGS 지분 51%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역할을 맡았다. 당시 하이난그룹 자회사 HNA이노베이션이 발행한 1억달러 외화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에 대출확약을 제공한 바 있다. 아울러 IB부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별도기준 IB부문 수익은 1,2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위축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며 “금리 급등으로 채권운용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각 사의 경영전략 노하우가 향후에도 순이익 차이를 내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