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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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집값이 빠르게 치솟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는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게다가 추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집값 하방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방지역부터 시작된 집값 조정은 경기, 인천에 이어 서울에서도 시작되는 모양새다. 이에 SR타임스는 부동산 전문가를 통해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금리변동 등 영향을 받는 올 하반기 집값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금리 인상 여파, 매수심리 위축으로 집값 하락 전망 힘 실려

- 전문가들, 하반기 집값 변수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꼽아

- 전세 대출 금리 부담에 매물 쌓여…전세값 더 오르기 힘들어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매수세가 줄면서 침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금리인상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거래 한파가 지속되고, 국지적 예외 사항을 제외하면 부동산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이어진 금리인상 여파에 더해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매수심리 회복과 이에 따른 시장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수도권 집값 보합세…매수심리도 얼어붙어

지난 8일 기준 부동산R 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강남과 동작 2곳만 올라 상승지역이 축소됐다. 서울은 ▲강북 ▲강서 ▲금천 ▲노원 등 보합(0.0%)을 기록한 지역이 늘면서 지난주(0.0%)와 같이 보합을 유지했다.

상승(2곳) 지역과 하락(9곳) 지역은 모두 줄었지만 보합을 기록한 지역이 14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강남(0.03%) ▲동작(0.02%)이 올랐고 ▲도봉(-0.08%) ▲관악(-0.06%) ▲은평(-0.03%) ▲성북(-0.03%) 등은 하락했다. 전주와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강남과 동작 두 곳에 불과하다.

이 기간 경기‧인천 지역도 전주(-0.02%)와 동일한 낙폭을 보였다. ▲오산(-0.09%) ▲화성(-0.06%) ▲부천(-0.04%) ▲고양(-0.04%) 등이 하락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2 하반기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에 따르면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값도 0.5% 떨어진 0.7%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는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위축된 매수세가 주요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4주(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주 전(88.1)보다 1.1포인트 하락한 87.0으로 집계됐다. 8주 연속 지수가 하락한 것이다. 수급 지수 기준값인 100을 밑돌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웃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 "고금리 영향으로 거래 위축…시장관망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한동안 매물은 늘겠지만 고물가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약화된 매수세가 장기화되면서 거래절벽과 가격조정을 야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전세시장의 경우 아파트 시장 만큼의 가격 안정세를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가격오름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스탠스는 약보합 또는 약세라고 전망하고, 금리인상은 저금리 기조가 몇 년간 이어졌던 시장에서 수요자들에게는 이자 부담 민감도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며 “지난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인 7월만 하더라도 가계대출 이자 3% 이하가 70%였는데 최근에는 대출 이자가 3~5%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가 70~8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그만금 이자 부담을 느낄 금리 변동에 노출된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 서초 등의 집값도 현재는 상대적으로 버티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면 강남3구라고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며 “충격이 덜 할 수는 있겠으나 일정 부분 동조화를 무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은 대출 금리가 8%~10%대로 상승하면 가격 하락을 시작하는데 현재 8%에 가까워졌고 미국에서 금리 인상을 빅스텝이 아닌 자이언트스텝으로 갈 것”이라며 “금리가 오른 만큼 경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약보합세로 돌아서 하락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서울의 경우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심리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강남3구의 경우도 신고가가 나오고 있지만 나홀로 상승하긴 힘들고 하락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완전한 부동산 시장의 하락국면으로 보기 어렵지만 진입 구간이 됐다고 볼 수 있다”며 “가격이 올랐다는 부담에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선 주춤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시장 영향이 늦게 반영되는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미달 사태가 나타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경우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양극화가 뚜렷해졌고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다보니 유망한 아파트는 신고가 경신이 나오겠지만 이 역시 시장 흐름을 거스르긴 힘들기 때문에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며 “인천 등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았던 지역과 수도권 외곽지역, 특히 소형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 투자자 진입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더 빠르게 하락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 114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9월부터 가격 상승세가 한 풀 꺾였고 통계 기관마다 분석의 차이는 있지만 서울을 기준으로 하락기조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는 가격이 많이 올랐던 피로감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영향”이라며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팀장은 “올 하반기엔 공급 감소라는 상승요인과 금리인상 등 하락요인이 공존하는데, 이번 3분기 중 정부가 250만호 공급 계획 발표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는지를 수요자들이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수도권 중에선 경기나 인천권이 입주물량 영향으로 가격이 조정됐는데 적어도 내후년까지 적지 않은 물량이 예정되다 보니 한동안 하방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아직 규제지역 해제 발표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심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방 광역시에도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국지적인 지역별 개발, 규제 이슈 등 차이가 있겠지만 수도권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집값이 반등할만한 별다른 이슈가 없기 때문에 시장의 관망은 길어질 수밖에 없고 두드러진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규제지역 해제 발표가 얼마전에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제한적이고 하반기 중 추가 대책이 나오는 등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연초에 전망했던 것 보다 상승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도자와 매수자, 거래 차제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거래 여력이 되는 현금 보유자들은 쓸 만한 매물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걸로 예상된다”며 “4분기, 연말이 가까워지면 매물이 더 풀리면서 거래가 나오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고 말했다.

◆ "계약갱신 청구권 세입자 일부…전세값 급등 우려 덜어"

올 하반기 전세시장에선 지난해 말과 올해 연초 까지 거론되던 거래가격의 급등, 전세 매물 가뭄 등 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도 줄어든 분위기다.

함영진 랩장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이번 하반기 아파트 입주량이 늘었고 월세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전세시장의 가격급등이나 매물부족 등 불안요소가 커지긴 힘들다”며 “다만 서울과 같은 공급 부족이나 가구 분화 현상으로 인해 가구가 늘어나는 지역 등 국지성은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전세시장 불안은 지난해 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6‧1 대책으로 전세시장 안정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매매시장보다는 가격 상승폭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많아 전세가격의 상승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소장도 “기존에 전세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지만 정책의효과와 금리인상 효과가 맞물리면서 시장 불안 요소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계약갱신 청구권을 사용하는 이들이 8월부터 만기가 도래하지만 8월만 집중되지 않고 순차적으로 분산되는데 타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며 “게다가 계절적으로 시장이 비수기이기 때문에 적어도 연말까진 수요가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전세가격의 급등이나 매물 부족 등 대란을 바라보는 시선에 차이는 있겠지만 연초 예상했던 데 비해 가격이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세입자 케이스가 일부인데다 월세로 전향하는 이들도 늘고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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