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가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설경구가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 8일, BIFAN ‘설경구는 설경구다’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 개최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설경구는 설경구다' 기자간담회가 8일 부천 고려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설경구 배우와 정지영 BIFAN 조직위원장이 참석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설경구와의 첫 만남을 설명했다. 그는 ”‘박하사탕’ 촬영 때 처음 만났는데 당시 대감독이었던 나에게 인사도 안하더라. 이창동 감독에게 물어보니 피폐한 경찰역이라 그 역할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아시스’에선 살을 빼기 위해 일산에서 서울까지 걸어다닌다하더라. 이후 백두산에서는 살을 찌웠다. 이 배우는 독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설경구라는 배우에 대해 평했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이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정지영 조직위원장이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이어 ”‘영화판’이라는 다큐를 찍은 적이 있다. 한국영화 현대사를 압축해서 상당히 스피디하게 만든 작품이다. 작품을 찍으며 인터뷰로 그때 경험을 이야기했다. 지금도 그러냐고 했더니 요령이 생겼다고 말했다. 완전히 역할에 빠져드는 것은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역할에 함몰하는 것에 여전하다. ‘소년들’에서는 변화를 어떻게 소화했는지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설경구 배우는 ”배장수 부집행위원장과 대화하다보니 제가 특별전을 하게 됐더라. 무슨일이 생긴거지 했다. 배장수 형님에게 당한 것 같다 생각했다”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며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지 않았다. 영광스럽지만 부담스런 자리라 납득이 될만한 특별전 개최 이유를 만들어봤다. 93년 대학 2년때 연기를 시작해 30년이 됐다. 저는 잘버텼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점검을 하고 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관계자분들게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좋은시간 좋은 자리 좋은 공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국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설경구는 “무슨 역할을 했는지 생각하며 30년을 지내오지는 않았다. 풀어가면서 오다보니 30년이 됐다. 굴곡이 많았고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며 “특별전이 열리게 되자 무슨 역할을, 어떤 작품을 해야 할지 생각이 깊어졌다. 중간 정도의 느낌은 아니겠지만 되짚어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의 숙제는 연기다. 영원히 못풀 것을 알면서 풀어가는 숙제다”라고 말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설경구.  ⓒ심우진 기자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설경구.  ⓒ심우진 기자

대표작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이전에도 앞으로도 ‘박하사탕’이다. 작품을 할때 오만감정을 가지고 만드는데 ‘박하사탕’은 말초신경까지 끌어와야했고 카메라 경험도 없을 때 작품이다. 모든 것을 끌어와야했기에 앞으로도 ‘박하사탕’같은 영화가 없을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였다.

7편의 특별전 선정작에 대해서는 “제 이름을 대중은 한때 박하사탕이라고 불렀다. ‘공공의 적’은 저를 상업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실미도는 최초의 천만 영화라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이게 영화네라고 했던 작품은 ‘감시자’다. ‘불한당’은 박하사탕 이후 터닝포인트를 준 작품이다. 자산어보는 촬영하면서 힐링했던 영화다”라고 각각의 작품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설경구와 함께 작업한 ‘소년들’에 대해 “삼인조 삼례 나라수퍼 살인사건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했다”며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정지영 감독님과는 작품 작업이 처음이다. 이전 함께 작업한 그 어느 감독보다 열정적인 청년 감독같은 분이다”라며 “예를 들어 모니터링은 1층이고 현장이 2층인데 계속 왔다갔다 오르락내리락하셨다. 뒤에 앉아서 보면서 너무 놀랐다. 배낭에 아령을 가지고 다니면서 운동하시더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두려위 하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지난 영화를 돌아보는 소회에 대해 “저는 제 작품을 다시 찾아보지는 못한다. 부끄럽다. 무대 뒤에서 책자를 보고 있는데 아련해졌다. 앞으로 어찌보면 마무리를 서서히 해야할지도 모르는데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특별전 기획에 대해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처음에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 이렇게 했다. 적은그 중에 설경구 배우를 뺄 수는 없다. 설경구는 대한민국 배우에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 배우 스타는 안성기가 있었는데 아역에서 시작해 특별히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다. 반면 설경구는 연기를 공부한 최초의 스타가 아닌가 한다"며  "한국영화 연기사에 중요한 배우며, 지금은 연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고 촉매가 되는 배우다. 반드시 해야할 특별전이 늦게 한 것 뿐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설경구와 정지영 조직위원장이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설경구와 정지영 조직위원장이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또한 “박하사탕에서 설경구는 아주 착한 청년에서 아주 악한 고문기술자까지 연기해야 해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리고 이창동감독이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겠나 그래서 그는 박하사탕을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배우의 인기라는 것에 대해 “지금은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힘이 되는 부분이 있어 아주 즐거운 일이다. 대중예술을 하기 때문에 인기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연기 변화에 대해서는 “전에는 무조건 몰입하려고 했다. 예민함 때문에 주변을 많이 불편하게 했다. 불한당을 찍을 때 감독 자신이 원하는 각도가 있었다. 이게 나에게 도움이 안된다 했었는데 찍고 나서 보니 중요했다. 이렇게 연기를 할 수도 있구나 깨우쳤다. 몰입이 불편할 수도 있고 그게 다가 아닌 접근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창동 감독에게 왜 저를 캐스팅했냐고 하니 평범해서라고 했다. 그게 ‘설경구는 설경구’라는 수식어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견을 넘어갔고 지금부터 중요하다 더 잘 나이를 먹어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상적인 말일 수도 있는데 나이를 잘 먹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누가 연기 배운다고 하면 되려 연기가 배우는거냐고 물어본다. 자기가 느끼는 게 제일 좋다. 연기에 비법은 없다. 자기 자신이 끝없이 몰입해서 느껴야 한다”며 자신 만의 연기론을 펼쳤다.

끝으로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설경구 배우는 30년 후에 회고전할 거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기자회견을 하며 특별전이 확 와닿았다. 계속 비대면으로 인사했었는데 눈보고 이야기하니 좋다. 다음 작품부터는 대면 인터뷰를 했으면 한다”며 배우 특별전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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