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투자자·예비 상장사 수요 맞물려”
- “우회상장 통로, 스팩 역대급 활황”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자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역대급 활황기를 맞고 있다. 스팩과의 합병 상장을 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스팩 상장으로 수익을 확보하려는 증권사와 안정적 투자처를 원하는 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고 상장을 원하는 기업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스팩은 발행주식을 공모한 후 다른 기업과의 합병이 유일한 사업목적인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상장 후 3년간 비상장기업을 물색해 인수합병(M&A) 방식으로 기업을 상장시킨다. 기업 입장에서 스팩 합병 상장은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영향을 주는 일반 상장과 달리 공모가가 고정돼 있어 상장 과정에 변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기준가(2,000원)를 보장 받을 수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총 9개 기업(하인크코리아, 누보, 파이버프로, 웨이버스, 하이딥, 모비데이즈, 원텍, 태성, 코닉오토메이션)이 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13개 기업이 올해 추가로 스팩과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해 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스팩이 8곳, 상장을 위해 청구서를 접수한 스팩이 5곳이다. 13개 기업이 계획대로 올해 안에 상장하게 된다면 총 22개 기업이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하게 된다.
시장에선 올해 공모주 시장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침체기를 겪게 되면서 안전 투자처로 분류되는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올해부터 스팩 합병 규제를 완화한 점 투자자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스팩이 존속 법인으로 남고 합병 대상 회사가 소멸하는 방식으로 스팩 합병이 이뤄졌다. 이 경우 기업은 신규 사업자로 등록된다. 업력이 짧아지고 기존 거래처와 새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변경된 법인 명의로 부동산 취득과 토지 임대차 계약, 근로 계약 등을 체결해야 해 세금 폭탄을 맞는 경우도 생겼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거래소는 올 초 합병 대상 기업이 존속 법인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스팩 소멸 합병 방식’을 신설했다. 기존 합병 방식보다 한결 절차가 단순해지면서 스팩 합병 상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신규 수익원 재조명
증권사 입장에선 IPO 기업의 공모금액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스팩 상장을 통한 수익은 대체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스팩 상장 과정에서 200~300bp(1bp=0.01%포인트) 수준의 인수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
이후 스팩 합병이 이뤄지면 합병 자문 수수료를 추가로 수취한다.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로부터 받는 청약 수수료도 확보할 수 있다. 스팩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해 취득하는 주식과 전환사채를 통한 시세차익도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스팩상장은 증권사 내 IB부서 주니어급 직원이 실무를 경험하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스팩은 공모자금이 상장 당시부터 정해져 있기 때문에 최근 같은 IPO시장 불황에는 기업이 원하는 공모자금을 모을 수 있는 대안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는 스팩상장시 인수수수료의 절반을 선취하고 기업과 합병시 나머지 절반을 수취하기에 IPO시장 불황에서 스팩상장은 증권사 IPO본부 보릿고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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