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에서 시작된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불거진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확률형 아이템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게임사 확률형 아이템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데 이어 국회도 정보 공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어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건비 상승,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지속, 신작 부재 등의 영향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게임사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SR타임스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주가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 이후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지 살펴보고 하반기 주가 전망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확률형아이템 논란 발생 이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게임 'TL' 출시까지 미뤄지며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확률형 논란이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해 1월29일 95만2,000원이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31일 종가기준 37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60% 가량 폭락한 것.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고됐던 TL의 출시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기존 게임들의 실적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작 출시까지 미뤄지며 매출이 하향이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주가 하향은 이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 11일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종가기준 40만5,000원이었는데 그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104만원 정도였는데 이때와 비교하면 64% 떨어졌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트릭스터M·블레이드&소울2의 부진이 겹치면서 발생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건비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게임산업 전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게임업계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지나치게 낮고, 이마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은 이전부터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이라고 비판을 받아왔는데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확률형 아이템이 주요 매출원이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트릭스터M은 초기 매출 3위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한달도 안돼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반짝 흥행'에 그쳤다. 당시 이용자들은 과금 구조가 리니지와 똑같다고 지적하며 ‘외향만 귀여워진 리니지’라고 혹평했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8월 26일 블레이드&소울2를 출시했는데 그 후에도 주가가 떨어졌다. 출시 직전 블레이드&소울2는 국내 최다 사전예약자 수인 746만을 기록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출시 후 기대치를 밑돌았다. 업계에 따르면 블소2는 출시 이전 유저들은 기존 엔씨소프트의 게임인 리니지M이나 리니지2M보다 과금 체계가 강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출시 후 기존 게임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유저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이에 블소2 출시 전날 종가 기준 83만7,000원이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출시 다음날 74만3,000원으로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11일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전날(60만5,000원)보다 30% 상승한 78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상승세에 접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직원 이모(45)씨가 지난해 회사의 돈을 횡령해 엔씨의 주식 3,000억원을 사들인 영향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그해 11일 엔씨소프트의 NFT 사업 진출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투자에 나섰지만 주가가 급락하자 지난해 15일 주식 53만주를 순매도했다. 그 후 주가는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NFT 사업 진출의 효과도 지지부진하게 됐다.

이후 올해 상반기부터는 코로나 수혜 종료, 인건비 상승 등의 문제가 게임업계에 불어닥쳤고 중국의 봉쇄,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좀처럼 기를 펴져 못했다. 이에 올해 1월 3일 66만7,0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40% 이상 떨어졌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게임학부)는 "리니지 형제들의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고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의 주가가 모두 떨어지고 있다"라며 "위드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집에서 즐기던 콘텐츠들에 대한 접속 시간대가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도 줄어들어 엔씨소프트의 상승 여력이 주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실적 발표날인 지난 5월 13일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전날 39만8,500원에서 43만9,500원으로 10% 상승하는 등 반등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하반기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컨센서스 수치를 밑돌았고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W 매출이 전분기 대비 40%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하반기 출시가 예고됐던 TL의 출시가 내년 상반기까지 연기되며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 

이에 증권가들은 일제히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하향조정했다. 리니지W 등 기존 게임들의 실적도 하향 안정화 될 것이기 때문에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리니지 IP를 뛰어넘는 새로운 IP TL의 출시와 리니지W, 북미, 유럽 출시와 블소2의 일본 대만 출시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며 "기존 게임 매출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작들의 잇단 출시 지연으로 실적에 대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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