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 JSA와 마파도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영화 ‘육사오(6/45)’(이하 '육사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1등 당첨 로또가 우연히 최전방 군인들 손에 쥐어진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현실과 비현실적인 상상을 잘 버무려낸 영화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천우’ 병장(고경표)은 이제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야 하는 제대 말년이다.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갖춘 그는 우유 맛만 보고도 젖소 품종을 척척 맞추는 우유 바리스타로 DMZ GP에서 유명하다.

대남방송 전문가 '리연희'(박세완)와 디스 전을 벌이곤 하는 그는 축산학과 전공을 살려 제대 후에 농장을 경영하는 게 꿈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넋이 나가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하기 시작한다. 낙엽이 아닌 57억원 로또 1등 당첨 용지가 그의 품 안으로 날아들었기 때문.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미친 사람처럼 울고 웃으며 당첨금을 어디 쓸까 고민하는 박천우.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일생일대의 실수로 1등 당첨 로또는 머나먼 북한 땅으로 날아가 버린다.

이 남조선 종이 쪼가리는 우연히 발견하게 된 북한군 '리용호' 하사(이이경). 그는 남한 문물에 능통한 대남 해킹 전문 병사 '방철진'(김민호)을 통해 로또 당첨금이 무려 600만 달러라는 사실을 알고 기뻐한다. 하지만 북에서 이 거금을 차지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한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결국 서로 직접 대면하게 된 로또의 전 주인인 한국군 박천우와 현재 주인인 북한군 리용호는 당첨금을 독점하기 위해 기 싸움을 벌이고 우여곡절 끝에 서로 팀을 결성한다.

먼저 박천우 쪽에는 군인 체질 소초장 '강은표‘ 대위(음문석)과 어리바리한 관측병 '김만철'(곽동연)이 합세한다. 이에 맞서 북한군은 리용호와 방철진 그리고 반전 매력을 가진 정치지도원 '최승일'(이순원)이 협상팀을 조직한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드디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남한군과 북한군. 이 위험천만한 남북 비정상회담은 로또 당첨금을 놓고 티격태격 치열한 수 싸움으로 번진다. 그러나 로또 현금화라는 하나의 공동목표 앞에 오히려 두 팀은 서로 힘을 합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거액의 로또 당첨금을 찾겠다는 불굴의 의지에서 비롯된 남북 병사들의 선 넘는 작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는 전혀 다른 두 체재 안에서 살아온 캐릭터들의 불협화음이 어느새 유쾌한 케미스트리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 연출 포인트를 둔 작품이다.

가장 자본주의적 제도로 얻게 될 당첨금을 모두 가족을 위해 쓰겠다는 북한 병사들의 마음은 각자의 꿈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한국군 병사들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무겁고 답답한 이념대립의 현실을 덜어내고 남북의 화합을 다채로운 몸개그 코미디와 판타지에 가까운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경쾌하게 그려낸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연출을 맡은 박규태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 이후 남과 북 청춘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마파도‘(2005), ’만남의 광장‘(2007) 등의 설정을 잘 섞어놓은 듯한 코미디극은 남녀노소 가볍게 관람할 수 있는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군필자라면 잊을 수 없는 맛다시 비닐밥 츄르, 전투 족구 장면들은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연출됐던 남북 장병들 간의 우정 감성을 재현한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스틸.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가장 큰 웃음 포인트는 당첨금을 찾기 위한 좌충우돌 대환장 여정 그리고 한국과 북한의 다름을 엮어 만든 생활 코미디다. 다만 이러한 코미디 연출에 대한 만족도는 세대나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박규태 감독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되뇌기보다는,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로서 어떻게 하면 더 잘살 수 있을까를 유쾌하게 표현하고 싶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육사오‘는 현실 속 날 선 남북 이념의 잣대는 잠시 내려놓고 재미있고 훈훈한 내용의 웹툰을 보듯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육사오(6/45)' 포스터.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육사오(6/45)' 포스터.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 제목: 육사오(6/45)
◆ 감독/각본: 박규태
◆ 출연: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 제작: 티피에스컴퍼니
◆ 공동제작: 싸이더스
◆ 제공/배급: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 개봉: 2022년 8월 24일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상영시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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