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반기 견고한 수주량에 힘입어 괜찮은 실적 성적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주력 판매제품인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이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하반기 실적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SR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떤 경영전략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갈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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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반도체 가격 지속적인 하락에 하반기 경영 대책 마련 '고심'…긴축 경영 놓고 '온도차'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NAND)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석달째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이 이같은 경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성능·고부가 제품 생산에 힘쓰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의 고정거래 가격은 2.85달러로 지난달(2.88달러)보다 1.04% 내렸다. 이는 2020년 12월(2.85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의 거래가격도 석달 연속 내리막이다.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128Gb 16G*8 MLC)의 고정거래 가격도 이달 평균 4.42달러를 기록해 지난달(4.49달러)보다 1.67% 내렸다. 이는 공급 과잉 우려의 여파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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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반등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PC와 스마트폰의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가 정상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서버와 네트워크 기업들의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D램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대만의 시장 조사업체가 낸드 가격 하향 조정을 기존 8~13%에서 13~18%로 하향한 것을 언급하며 "재고조정 과정에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의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의 문제가 강하다"라며 "반도체 산업은 수요에 따라 변화되는데 경제 위기가 닥치며 수요가 줄어들어 재고가 쌓이게 되는 악순환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고성능 제품 판매, 공급량 감소 등을 통해 이런 위기를 해쳐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수요 상황 등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고부가·고용량 중심 포트폴리오 운영, 첨단 공정과 신규 응용처 확대에 힘쓴다. 

D램의 경우에는 사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판매량 확대를 자제하고 수요에 맞게 공급 양을 유연하게 조정할 계획이다. 낸드는 가격 탄력성이 높아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를 창출하고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리더십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성능·고부가 제품 판매를 전략으로 수요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의 선두주자인 만큼 차별화된 비즈니스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긴축 경영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며 "올해 하반기 긴축 경영과 관련해서 따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유연한 경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비용을 감축하고 재품 공급량을 감소하는 긴축 경영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며 내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경영 환경에 맞춰가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무리하게 재고수준이 증가하는 만큼 내년 설비투자(CapEx)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올해에 비해 내년 CapEx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메모리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 확신을 가진 만큼 사업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기술적 ‘초격차’를 통해 이를 실천한다. 1anm(10나노미터) 수율을 개선 및 확대해 DDR5·LPDDRD 판매를 확대하고 고용량화에 집중한다. 또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D램인 HBM3를 양산하고 판매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자사가 최초로 개발한 HBM3를 본격 양산 판매할 예정이다. 1024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탑재하고 핀(Pin)당 6.4Gbps의 데이터 전송률을 확보해, 초당 최대 819 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이전 세대인 HBM2E가 초당 460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처리 속도가 약 78% 향상됐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거시경제 불확실성에서 오는 만큼 국내 반도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양팽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은 반도체 산업이 아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원인이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불황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긴축 경영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하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며 가스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퍼펙스 스톰에 대비하기 위한 긴축 경영 체제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양팽 연구원도 "반도체 산업 특성상 당장 생산량을 크게 줄이는 것도 힘든 만큼 신규 투자 확대를 위해 준비 했던 부분을 조정해 과잉 공급이 안되도록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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