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 미려한 3D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명작의 컴백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1984년 ’주간 소년 점프‘를 통해 발표된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소년만화로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원작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드래곤볼‘과 ’드래곤볼 Z‘ 또한 선풍적인 인기 속에 완결됐다.

이후 1996년에는 오리지널 스토리의 ’드래곤볼 GT‘가 만들어졌고 2009년에 리마스터 재편집판 ’드래곤볼 Z KAI‘가 방영됐다. 그리고 2015년에는 정식 후속작인 ’드래곤볼 슈퍼‘가 발표됐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오는 14일 정식 개봉 소식을 알린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이하 슈퍼 히어로)는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2018)에 이어 4년 만에 나온 신 극장판 두 번째 작품이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래곤볼 팬이라면 세계정복의 야망을 품은 빌런 ’레드‘가 이끌던 악의 군단 ’레드리본군‘을 기억할 것이다. 레드의 야욕은 소년 손오공에 의해 완전히 분쇄됐었다. 이번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의 핵심 스토리 라인은 그 뒤로 이어지는 세대에 관한 내용이다. 영화는 먼저 레드의 아들 ’마젠타‘가 레드리본군의 부활을 꿈꾸며 천재 과학자 ’닥터 헤도‘를 찾아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닥터 헤도는 인조인간 8호·16호·17호·18호·19호 그리고 셀을 만들어냈던 ’닥터 게로‘의 손자. 이 24세 젊은 천재는 할아버지 게로 박사의 재능을 능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엄청난 천재인 듯하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한 닥터 헤도는 특이하게도 슈퍼 히어로의 열렬한 팬이다. 그런 닥터 헤도에게 접근한 마젠타는 평화로운 세상이니, 정의의 편이니 하며 감언이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하지만 닥터 헤도도 바보가 아닌 이상 마젠타의 속내를 모를리 없었다.

다만 사상 최고의 인조인간을 만들고는 싶지만, 수중에 돈이 없는 게 문제였다. 과학자로서의 연구 욕망을 채우고 싶었던 닥터 헤도는 모르는 척 마젠타와 손잡기로 한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하지만 닥터 헤도는 마젠타의 거짓말에 일부 설득된 부분도 있어 ’슈퍼 히어로즈‘ 인조인간 감마 1호·2호를 앞세워 ’피콜로‘와 ’손오반‘을 빌런이라 여기고 정의를 위한 맹렬한 공격을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 부활한 레드리본군의 지구정복 음모가 만들어낸 통제 불가의 거대한 존재가 지구 전체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넣기 시작한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이번 신 극장판 2편 ’슈퍼 히어로‘가 전작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까지는 디지털 제작을 하더라도 전통의 셀 애니메이션 스타일 화면을 고수해왔다. 

이번 작품의 3D 애니메이션 시도는 아주 성공적이다. 캐릭터의 움직임이 매우 부드럽고 정교하다. 특히 작화 면에서는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 CG와 애니메이터 작화를 함께 사용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운 비주얼로 완성된 부분은 큰 장점. 한마디로 애니메이션 품질면에서는 흠잡을 부분이 없으며, 몇몇 장면들에서는 미려함이 느껴진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다만 이런 부분들은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의 뚝뚝 끊기는 맛을 잊지 못하는 올드팬에게는 불만일 수 있다. 100% 카툰 렌더링으로 제작된 게임 콘텐츠와 별반 다르지 않게 느낄 수도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옳고 그름이 없는 취향 차이이며, 시대 변화에 맞는 세련된 연출 스타일에는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관객들에게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드래곤볼 극장판‘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투 신일 것이다. 이번 극장판은 역대급 전투 분량을 보여줬던 전작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액션 러닝타임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드래곤볼만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 액션 연출과 타격감이 살아있는 3D 애니메이션 장면들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세계관 안에서의 대결 에피소드 중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것은 아마도 ’셀 게임‘편과 ’인조인간‘ 편일 것이다. 이번 작품 서사에는 드래곤볼 팬이라면 잊지 못할 이 요소들에 잘 녹아들어 있다. 

데뷔 초 일러스트 작가를 해도 성공하겠다는 칭찬을 들었던 토리야마 아키라. 그의 초기 드래곤볼 화풍도 스크린을 통해 잠시나마 만나볼 수 있어 팬들을 추억 속으로 안내한다. 

’슈퍼 히어로‘에서는 히트작 ’닥터 슬럼프‘에서부터 계승된 아기자기함과 귀여움이 가득했던 곡선 그림체의 드래곤볼이 그대로 재현됐다. 회상 신이나 전투 장면에서는 과거 Z 전사 시절 화풍도 보여준다. 한 작품 안에서 이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푯값은 충분히 한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원작자의 취향이 묻어나는 ’사이보그 009‘에 ’울트라맨‘ 머리를 합쳐놓은 듯한 인조인간 감마 1호· 2호의 디자인은 작중 대사 그대로 레트로하다. 이 자칭 슈퍼 히어로를 표방하는 레트로 빌런들은 후반부 전개에서 괴수영화에 가까운 그림을 함께 만들어내며 대활약을 펼친다. 

이번 작품은 ’포켓 몬스터-뮤츠의 역습‘ 북미 오프닝 기록을 23년 만에 깨면서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북미 관객의 입맛을 만족시킬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특히 격투 장면마다 튀어나오는 그래픽 노블 스타일의 효과음 레터링 연출은 코믹하다. ’치라이‘와 ’비루스‘ 간의 미묘한 분위기 연출도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오공의 손녀인 ’팡‘의 잠재력 등 스토리 확장에 대한 여지도 보여준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세계관 속 빌런들은 갱생이 불가한 캐릭터 빼고는 공통적으로 ’얘가 좀 첫인상이 악랄하긴 한데 알고 보면 좋은 면도 있다‘라는 공식을 따른다.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원래 어드벤처 코미디물이었던 초기 드래곤볼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이후 세대의 이야기를 함께 담는 매끄러운 연출이 돋보인다. 다만 미완성된 무지성의 적과 벌이는 최후 결전 전개는 괴수영화를 좋아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시종일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는 완급조절 덕분에 지루함이 없는 이야기 전개 또한 장점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막강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 한 단계 진화하는 ’피콜로‘와 ’손오반‘의 각성 등이 중요 관전 포인트로 자리한다. 특히 중후반 이후 전투 장면에는 3D 애니메이션만의 다이내믹한 공간 액션 설계로 눈을 즐겁게 한다. 4DX 포맷으로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이번 ’슈퍼 히어로‘편은 동시기 극장에 걸린 실사 영화들과도 어깨를 견줄만한 스펙터클 블록버스터 요소로 큰 만족감을 준다. 특히 드래곤볼 프렌차이즈와 함께 성장해온 팬들을 위한 추억소환 요소가 가득해 전 세대 전 연령 가족 영화로도 손색이 없다. 엔드 크레딧 후에는 쿠키 영상이 있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소니 픽쳐스

◆ 제목: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 영제: DRAGON BALL SUPER: SUPER HERO
◆ 수입/배급: 소니 픽쳐스
◆ 출연: 노자와 마사코, 후루카와 토시오, 호리카와 료, 미나구치 유코 외
◆ 연출: 코다마 테츠로 
◆ 개봉: 2022년 9월 14일
◆ 등급: 12세이상관람가
◆ 러닝타임: 101분

◆ 평점: 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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