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클래식. ⓒ원스피리츠
▲원소주 클래식. ⓒ원스피리츠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2030세대가 전통주, 막걸리, 증류주를 비롯해 고가의 와인과 위스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맛’과 ‘취향’을 중시하는 MZ세대(1980~2000년 출생) 주류소비 트렌드 변화와 더불어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대되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가 변화한 주류 트렌드에 발맞춰 제품 라인업과 마케팅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 2030세대 주류 트렌드 변화 이끌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주, 막걸리 등 주류는 4050세대가 주요 소비층이었다. 하지만 최근 2030세대가 주류 선택 시 맛과 개인의 취향에 초점을 두면서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와인의 대중화와 최근 '원소주' 품절대란에서 나타난다.

와인은 소주, 맥주에 비해 ‘비싼술’로 인식돼 젊은 연령대의 소비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인, 대학생 등으로 구매 연령대가 넓어지면서 와인이 대중화를 거치며 시장이 확대됐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와인 수입액은 2억9,75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2억8,000만달러) 보다 6.2% 늘었다. 2018년에 1억달러 수입액을 넘어선 후 3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부터 수입액이 급증하며 올해 상반기에는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증류주 인기도 치솟았다. 올해 2월 첫 선보인 ‘원소주’는 판매 개시 1분 만에 하루 판매 수량 2,000병이 연일 완판됐다. 지난 7월 출시된 ‘원소주 스피릿’은 GS25를 통해 구매 가능했는데 이 또한 두 달 만에 100만병 판매를 넘었고 매출액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원소주 스피릿에 힘입어 지난 7~8월 GS25의 증류식 소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81%, 약 13배 뛰어올랐다. 또 같은 기간 전체 소주 매출에서 2% 가량을 차지했던 증류식 소주 매출 비중은 25%까지 확대됐다.

GS25에서 원소주 스피릿을 구매한 고객의 주요 연령대는 ▲20대 33.1% ▲30대 37.4%로 2030세대 비중이 70.5%를 차지했다. 원소주 스피릿을 구매한 10명의 고객 중 7명 이상이 2030세대인 셈이다.

중장년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위스키가 인기를 끌며 구매를 위해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도 나타난다.  탄산수와 음료 등 다양한 조합으로 음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2030세대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위스키 수입액은 1억2,36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640만달러) 보다 61% 늘었다.

▲(왼쪽부터) 하이트진로음료의 '키-이즈백' 에디션,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 홈플러스와 '바프' 협업 제품 '허니버터아몬드 막걸리'  ⓒ각 사
▲(왼쪽부터) 하이트진로음료의 '키-이즈백' 에디션,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 홈플러스와 '바프' 협업 제품 '허니버터아몬드 막걸리'  ⓒ각 사

◆ 색다른 유형의 주류 제품 잇달아 출시

이에 유통업계에서도 색다른 주류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이색 협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2030세대 차주류팀 바이어의 아이디어로 별다른 제조과정 없이 간단하게 하이볼을 즐길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상품을 내놨다. 올해 6월 25일부터 7월 24일까지 약 한 달간 하이볼 재료로 활용되는 짐빔(524%), 산토리(96%) 등의 매출 신장률과 전체 위스키 신장률이 72%로 증가한 점에 착안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말 ‘얼그레이 하이볼’과 ‘레몬토닉 하이볼’을 선보였고 해당 제품은 한 달만에 소진됐다. 

홈플러스는 이달 ‘바프’와 막걸리전문기업 서울장수가 협업해 ‘바프허니버터아몬드 막걸리’도 선보였다. 바프허니버터아몬드 막걸리는 이달 8일 출시 후 12일까지 약 5,000병이 판매됐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술과 어울려 먹을 수 있는 새로운 탄산수 에디션을 내놨다. 이번에 출시된 ‘진로토닉워터 홍차’는 ‘진로토닉워터’와 하이트진로 ‘진로’의 두꺼비, 샤이니 ‘키’가 만나 ‘키-이즈백’ 에디션이다.

기존 출시 제품과 다른 홍차맛에 300ml 기준 10kcal 열량으로 식약처의 무칼로리(100ml 당 4kcal 미만) 기준에 해당한다. 일반 소주와 1대 1, 2대 1 비율로 혼합하면 6~9도 수준으로 마실 수 있다. 개인의 취향과 선호에 맞게 마실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14일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였다. 기존의 소주 제품과는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Zero Sugar)’ 소주다. 최근 소비시장의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새로운 음주 문화인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를 반영해 과당류를 뺐고 소주 고유의 맛을 내기 위해 증류식 소주를 첨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젊은세대의 주류 트렌드는 각자의 기호와 취향에 맞춘 음주문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하다"며 "눈에 띄는 공통점은 같이 즐기는 음식과의 페어링, 취하는 것 보다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데 의미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주류 제품의 경우 선물용이나 기념일을 위해 찾는 분들이  많았고 40~60대 남성이 주소비층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하이볼, 위스키 등 믹싱해서 즐기는 음주문화가 확산되면서 프리미엄 주류 판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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