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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범죄 느는 지하철…'역무원·지하철 보안관' 사법권 부여해야

기사승인 2022.09.30  18: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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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무질서 행위와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신당역 살인사건'과 같은 중범죄도 발생했음에도 실질적 대응이 가능한 사법경찰권을 보유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통학, 통근 등 매일 같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열차 내 소란, 무질서 행위를 마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열차와 역사는 인파가 몰리는 공공장소인데다 몸이 닿는 경우도 많은 만큼 언쟁이나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승객 간 갈등 상황도 더 많아졌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과 이를 불쾌해 하는 승객 간의 언쟁이 몸싸움으로 번지는 일도 적지 않았다.

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의 하루 평균 운영 횟수는 약 4,700회며, 600만명에 달하는 승객이 매일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단순 무질서 행위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인 범죄는 연간 약 2,000건이 넘게 발생한다.

특히 성범죄, 폭행 등 사법경찰권으로 단속 가능한 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까지 조사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 내 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2,321건에서 ▲2017년 2,596건(11.8%↑) ▲2018년 2,939건(13.2%↑) ▲2019년 2,954건(15%↑)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지하철 절도, 성범죄, 폭행 건수는 2020년 절도 703건, 성범죄 667건, 폭력 등이 879건 발생했고 2021년엔 5월까지 절도 227건, 성범죄 206건, 폭력 등이 318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일반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 지하철 경찰대는 운영기관·업무·담당자 신분에서 차이가 있기에 질서위반, 범죄 등 행위에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한 인력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 역무원은 교통공사 직원으로 약 4,000여명이 근무 중인데 민원에 대응하는 동시에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하는 인원이다.

또 지하철 보안관은 같은 교통공사 직원으로 270여명이 근무 중이고 열차와 역사의 순찰, 무질서 행위를 단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역별로 배치된 소속구간의 순찰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은 무질서 단속과 열차 순찰 등을 통한 범죄를 예방하고 승객간 갈등 상황에서 간단한 중재, 사과요구도 할 수 없다. 인원을 분리하는 정도의 대응만 가능하다.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은 사건·사고 발생 시 실효성 있는 대응이 불가능한 것이다.

사법경찰권을 보유한 지하철 경찰대의 경우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으로 경찰공무원이다. 이들 인력이 열차와 역사를 순찰하며 범죄사건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력이다.

지하철 경찰대는 각 호선 주요역사에 3~4명이 배치된다. 현재 운영 인력은 약 180명 정도다. 이 중 순찰가능 인력은 80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지하철역은 총 274개, 이 중 지하철 경찰대가 배치된 역사는 24개 센터 수준이다. 왕십리역과 종로3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를 주요 역으로 선정한 결과다.

사건․사고 발생 시 대응 구조는 범죄자를 적발해 신고를 접수하면 지하철 보안관이 출동해 경찰에 신고한다. 지역 지구대나 지하철 경찰대가 출동해 현장 단속과 경찰서 인계를 거치는데 이 경우 가장 먼저 승객이나 현장에 출동하는 역무원과 보안관은 행동 제지만 가능한 상황이다. 신분증을 제시할 권한이나 체포 권한도 없어 피해자는 경찰이 출동하는 시점까지 불안한 심리상태에 놓이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교통공사도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에게 사법경찰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2011년부터 사법권의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관련 법안은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법무부에 2011년 7월을 시작으로 법률개정을 건의, 4년 뒤인 2015년 7월에 국회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됐으나 이 또한 보류가 결정됐다.

2015년 결정된 보류사유는 ▲도시철도는 지방경찰청 산하의 지하철경찰대가 철도의 안전 및 일반범죄를 담당해 기능이 중복된다는 것 ▲민간인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의 부여는 장소적 제한 등 사법경찰권이 신속하게 미칠 수 없는 예외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특별사법경찰관 제도는 전문분야에만 한정되는데 도시철도의 경우 필요성이 요구되지 않고 임직원의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류사유에 기재된 내용을 보면 지하철 열차 내부와 서울 274개 역사에 사법경찰권이 신속하게 미칠 수 있는지, 또 하루 이용객이 600만명인데다 범죄발생 건수가 늘고 있음에도 필요성이 요구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주요역사 또는 역사 근처, 신고접수부터 경찰 인계까지 대처가 빠르다는 보장이 없는 이상 사건발생 직후 경찰인력의 투입을 기대하긴 힘들다. 

지난해에도 11월 국회에선 지하철 보안관 등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박성준 의원 등 이름으로 발의됐다. 하지만 해당 상임위에 발이 묶인 채 논의는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역 직원, 보안관이 사법경찰권이 없다보니 역사와 열차 내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오히려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이로 인해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누적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경찰권이라는 게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다보니 반대에 계속 부딪혀 왔는데 지난해 11월 박성준 의원이 사법경찰권 부여와 관련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모든 사안에 대한 사법경찰권의 필요성 보다 경범죄 12가지 항목에 대해서만이라도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처럼 일부 사법경찰권이 부여된다면 권한 남용의 위험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법경찰권이 쉽게 부여될 수 없고 책임이 따르는 만큼 제도 마련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 보안관이 일부 사법경찰권을 부여받게 될 경우 사회적 기대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된다.

시민안전과 범죄증거를 조기에 확보해 즉각적인 상황 통제가 가능해지는 점과 단속 과정에서 신분증 제시를 통해 추가적인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 점, 질서위반자와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사법권이 있음을 알리며 보안관의 단속 실효성이 생기는 점 등 사회적인 기대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불안도 커진 만큼 지하철 보안관에게도 일부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논의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박은영 기자

박은영 기자 horang00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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