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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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인상 릴레이에 전기,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 값 부담↑

- “주택시장 영향 미미…자체사업엔 타격, 사업별 체감 달라”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는 데다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건설사의 업황 악화가 겹친 가운데 미분양 주택도 쌓이는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선 건설사 주택사업 금융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이로 인한 분양가 상승, 분양 일정 지연등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기료와 철근가격이 동시에 오른다. 지난달부터는 시멘트 가격도 올랐다.

먼저 철강업계에선 철근의 주 원료인 고철가격과 전기료가 인상되면서 철근값의 인상도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철근을 제작하는 과정에도 600㎾h 가량 전기가 사용되는데 고철(철스크랩)과 전기료 모두 인상 수순을 밟는 것이다.

1톤(t) 당 철근 가격은 올해 초 70만~8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5월 111만원으로 올랐고 올해 6월 117만원으로 올랐다. 이어 10월에 접어들면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대표 철근 생산기업이 가격 인상을 계획했다. 또 한국전력에서도 이달부터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킬로와트시(㎾h)당 4.9원 올린다는 계획을 냈다.

시멘트 가격도 지난해 7월 1톤 당 7만5,000원이었던 데 비해 이달 10만원 대를 기록하며 상승했다. 지난달 삼표시멘트가 11.7%를 인상했고 한일시멘트도 15% 가격을 올렸다. 쌍용C&E도 지난 5일 오는 11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9만800원에서 10만4,800원으로 15.4%(1만4,000원)의 가격인상을 결정했다.

금리인상으로 사업비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졌는데 이처럼 자재 가격도 오르면서 건설사의 주택사업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게다가 지난해 과열양상을 보였던 분양시장도 잠잠해지며 미분양이 쌓이는 것 또한 건설사의 주택사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부 건설사에선 주택시장 수요가 이전처럼 높지 않은데  자재 가격이 올라 부담이 커진 만큼 분양가를 인상하거나 분양시기를 늦추는 사례도 있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4대 1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기간 19.8대 1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1순위 청약경쟁률 또한 19.3대 1에서 10대 1로 하락했다. 미분양은 지난 8월말 기준 서울·수도권에서 5,012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2월(6,200가구)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이 기간 인천에서도 미분양 가구는 1,222가구로 조사됐다.

반면 건설업계와 건자재 업계에선 금리인상으로 대규모 사업비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나 사업지별 수익성에 영향이 있을 순 있겠지만 건설원가가 오르는 것으로 인해 분양가가 상승되는 것은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정비사업이나 시공부터 분양까지 맡게 되는 자체사업의 경우는 타격이 크겠으나 건설사가 주택사업에서 도급계약을 체결해 시공을 진행하는 경우 공사비 상승분을 계약에 중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 시공만 하는 사업의 경우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가 시공을 위주로 도급공사를 받아 단순 시공하는 현장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데 이같은 현장은 그렇게 큰 타격이 없다”며 “발주처나 시행사 쪽에서 분양에 대한 책임과 리스크를 지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별로 주택사업에서 자체 사업지와 시공을 담당하는 도급계약 사업지 보유 비율에 따라 고금리, 고물가, 미분양 등 타격을 다르게 받는다는 것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자체사업으로 건설사가 부지를 확보해서 이 부지에 설계, 시공, 분양을 하는 자체사업의 경우는 부담이 될 수 있고 미분양으로 이어질 시 타격도 커진다”고 말했다. 계약된 물량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원자잿값 상승분은 중간에 상승분을 반영한 계약금액변경계약이 체결된다는 것이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경우 자금력이 중견사에 탄탄하고 착공 전에 필요 자재들에 대한 물량과 가격이 일정부분 정해진 채로 시작한다”며 “최근 금리인상과 자잿값 인상으로 건설업계 업황악화가 이야기 되고 있으나 사업 계약 유형과 주체에 따라 이같은 상황이 주택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가운데에서도 일부 중‧소 건설사들은 지방지역에 비교적 저렴한 택지를 확보해 자체사업이나 수주사업이 많은 만큼 금융부담이 늘어나는 데 대한 타격이 분양가격 인상이나 일정 지연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멘트 산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30평대 아파트를 짓는다고 볼 때 시멘트 값이 차지하는 비율은 0.4~0.5% 수준이고 철근값은 10만원대에 진입한 시멘트 가격에 비해 약 9~10배 정도 비싸지만 기본비용엔 토지비용과 인테리어비용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철근값의 비중 또한 크지 않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공사에 필요한 자잿값 상승이 일부 부담이 될 순 있어도 자재가격 상승이 분양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든 구조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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