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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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 여전채 발행 여건 영향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의 할인 금리인 조정금리(우대금리+특판할인금리)가 ‘제로’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금리가 하락할 경우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자금조달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할인 효과가 사라지게 되면서 실제 체감하는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9월 기준 평균 카드론 금리는 12.02~14.42%로 조사됐다. 자금조달 창구인 채권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금리 치솟아 카드사들이 조정금리 폭을 줄인 영향이다.

실제 조사대상 카드사의 지난 9월 기준 카드론 평균 조정금리는 0.04~2.31%로 집계됐다.

전달과 비교해 하단은 0.64%포인트, 상단은 0.1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카드사들이 조정금리를 대폭 지원했던 지난 3월과 비교하면 하단은 무려 0.74%포인트, 상단은 0.62%포인트 대폭 줄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특히 우리·하나·현대카드의 9월 평균 조정금리는 0%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중 우리카드는 0.04%로 전달과 비교해 0.78%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롯데카드가 1.11%로 전달대비 0.52%포인트를 떨어졌고, KB국민카드도 전달대비 0.3%포인트 줄었다.

카드사가 조정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데에는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카드사는 예금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여신금전문금융채권, 이하 여전채) 발행을 통해 주로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 인상과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에 혼란이 가중되면서 카드채 금리가 6% 근접하는 등 조달비용이 큰 폭으로 늘면서 고객들에게 주어지는 조정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카드사들은 주로 여전채 AA+와 AA0 등급을 취급하고 있는데, 2일 민평(민간채권평가사) 평균, 여전채 AA+ 금리는 5.920%, AA0 금리는 6.007%였다. 특히 2%대 수준이었던 연초와 비교해서는 각각 3.5%포인트 3.55%포인트가 상승했다. 여전채 수요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신용등급 ‘AA0’ 현대카드는 1,000억원 규모의 여전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모집 물량은 800억원에 그폈다.

문제는 카드론 이용자들이 체감하게 될 금리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정해진 상황에서 카드사들도 마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선택하거나 대체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카드사들은 조달비용이 오르는 데도 역마진을 감수하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이탈을 방어하는 영업 전략을 펼쳐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7~8%로 치솟을 경우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카드론 금리 자체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들이) 여전채 외에 CP(기업 어음), 국내외 ABS(자산유동화증권), 해외채 등을 통해 자금조달 방식을 다변화해서 영업환경 상으로 노출될 리스크를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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