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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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어음 잔액 올들어 66% 급증

- 증시 대기자금은 연중 최저치

- 금리인상 기조에 역머니무브 현상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장금리가 상승모드를 타면서 증권사 발행어음에 시중자금이 쏠리고 있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고객예탁금)은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유동성 확보를, 이른바 ‘금리 노마드족’은 고금리 투자 수단으로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12조4,3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조4,646억원에서 66.5%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 CMA는 운용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머니마켓랩(MMW)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발행어음형 CMA는 증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가 발행한다. 국내 증권사 중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발행한다.

발행어음형은 RP형, MMF형, MMW형 등 여타 CMA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에 발행어음형 금리도 오름세다.

지난달 이들 4곳 증권사에서 발행한 1년 약정 발행어음(개인, 원화기준) 금리는 모두 5%를 웃돈다. 미래에셋증권이 연 5.25%이고 한국투자증권도 5.50%로 올랐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금리도 각각 5.50%와 5.60%다.

동일한 조건의 수시입출식 발행어음 상품은 미래에셋증권이 3.90%, 한국투자증권(3.80%), NH투자·KB증권이 각각 3.70% 금리를 제공한다. 1년 약정형 상품보다 낮지만 케이뱅크(2.7%), 카카오뱅크(2.6%) 등 인터넷전문은행 파킹통장 금리보다 높다.

특판 상품 금리는 더 높다. 한국투자증권이 토스뱅크와 제휴해 발행한 1년 만기형 발행어음 특판 상품 금리는 연 5.7%다. KB증권도 마이데이터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연 6% 약정식 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였다.

발행어음형 CMA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에 뒤쳐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실제 개인투자자 대상 발행어음형 CMA잔고는 지난 11월 말 기준 11조3,599억원으로 지난해 말(7조2,539억원)보다 56.6% 늘었다. 법인투자자 대상 발행어음형 CMA잔고는 2,107억원에서 1조725억원으로 80.4% 급증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수신잔고는 올해 9월 기준 4조4,232억원으로 지난해 말(4,365억원)보다 90.13% 늘었다. KB증권은 같은 기간 4조4,745억원에서 6조7,844억원으로 34.04%, 한국투자증권은 8조3,719억원에서 11조9,500억원으로 29.94% 늘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8월 2,000억원 한도로 선보인 연 4%대 고금리 특판 발행어음은 4일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떠나면서 주식시장은 점점 몸집이 축소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46조6,745억원으로 연중 최소치를 경신했다. 지난 10월 2년 3개월 만에 50조원이 붕괴된 이후 감소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이 증권사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초대형 증권사들만 판매 중인 발행어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고금리를 찾는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많은 만큼 발행어음 상품의 금리도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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