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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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 "마진율 갑질" vs 쿠팡 "물량 갑질" 의견차 '첨예'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국내 1위 식품 제조사 CJ제일제당과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 사이의 '갑질 공방'에 제조 및 유통계가 시끄럽다.

​당분간 쿠팡 로켓 배송을 통해 CJ제일제당의 즉석밥, 냉동만두, 김치 같은 제품을 살 수 없게 된다. 아직까지 쿠팡에 입점한 오픈마켓 등에서는 해당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추후 CJ제일제당과 쿠팡 간의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한다면 쿠팡에서 더 이상 CJ제일제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는 우려가 따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지난 11월 초부터 CJ제일제당 제품에 대한 추가 발주를 중단한 것에 대해 "마진율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쿠팡은 CJ제일제당이 "물량 갑질"을 하고 있다며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제조사와 유통사 간의 고질적인 주도권 싸움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두 대형기업 간의 공방이 서로에게 득될 게 전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1월 말 쿠팡과 내년도 상품 마진율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쿠팡이 무리한 마진율을 요구했고 이에 맞출 수 없겠다고 하자 갑자기 일방적으로 발주를 중단했다며 마진율 갑질 피해를 호소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쿠팡이 유통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를 길들이려는 갑질을 부린 것 아니냐고 봤다.

​​앞서 쿠팡은 LG생활건강과도 비슷한 문제의 공방이 있었다. 지난 2019년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제품 판매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라고 요구했다며 공정위원회에 제소되기도 했었다.

​​​쿠팡은 이번 갑질 공방과 관련해 CJ제일제당이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발주 약속물량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는 등 물량 갑질 피해를 받았다고 되받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실제 CJ 제일제당 납품률은 50~6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쿠팡이 햇반 100개를 발주하면 50~60개 정도만 보내는 식으로 물량을 조절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물량 갑질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유통사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히는 것이라는 게 업계 일각의 설명이다. ​온라인 유통사의 경우 납품업체가 납품하기로 약속한 물량에 맞춰 물류센터 공간과 인력을 확보해두는데 약속된 납품량이 지켜지지 않으면 확보한 공간 등이 쓰이지 못하고 바로 버려지는 구조라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은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실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다른 업체에도 마찬가지로 납품률을 채우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쿠팡의 경우는 그나마 핵심 판매처이기 때문에 다른 유통채널보다 발주량 대비 공급량 비율이 높은 편인데 이같은 물량 갑질 주장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두 기업의 갑질 공방에 대해 업계는 '답이 없는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CJ제일제당과 쿠팡이 각 사의 시장에서 메가 브랜드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인 만큼 진흙탕 싸움이 커지면 커질수록 서로의 기업의 이미지에 타격만 입힐 뿐이라고 관측한다. 특히 소비자만 불편하니 합의점을 이른 시일 내에 도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소리다.

이번 사태의 합의점과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공방이 공론화된 이후 따로 변동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

쿠팡 관계자는 "연초부터 CJ제일제당은 수차례 가격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발주 약속물량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해왔다"며 "쿠팡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재벌과 대기업이 장악했던 유통시장에 많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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