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한 채권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섰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채권 시장에 눈을 돌린 투자자가 크게 늘었던 것이다. 올해 역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가 여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 매수 열풍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채권의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SR타임스가 금리 인상 사이클에 맞는 채권 투자 전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로 눈을 돌렸다.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안전 자산인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채권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린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채권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연 2%대 초반에서 한때 연 4.548%까지 치솟았다. 3년물 AA-급 회사채 금리도 연 5.736%로 올랐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20조6,1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1년 전인 2021년 4조5,675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4.5배 증가한 것이다.

◆ 증권사 특판 채권 '조기 완판’

채권으로 투자심리가 옮겨가면서 증권사들이 선보인 채권투자 상품이 ‘조기 완판’ 되기도 했다.

대신증권이 지난 2일 내놓은 총 150억원 한도의 특판 채권 2종(신한은행·산은캐피탈)은 이틀 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지난 6일부터 100억원 규모의 특판 채권 상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삼성증권 역시 10일부터 연 5.30%(세전)의 특판 채권을 금융 통합 앱인 모니모를 통해 100억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온라인 채권 판매 규모가 1조원을 넘었는데,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80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KB증권도 채권 판매 규모가 100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 “신용도 높은 장기물 중심 매수”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이 끝날 것이란 기대와 지난해 연말부터 채권시장에 풀린 자금 때문에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로 올렸지만 국채 금리는 2년 만기(연 3.441%), 3년 만기(연 3.369%), 5년 만기(연 3.275%), 10년 만기(연 3.301%), 30년 만기(연 3.355%) 등을 비롯해 대부분 중장기물이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장기물 중심의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엔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채권 금리(채권수익률)가 급격히 뛰면서 이자 수익을 쏠쏠히 얻을 수 있는 단기채 인기가 많았다. 반면 올해엔 만기까지 기간이 길어 가격이 많이 떨어진 장기채를 선점해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오르게 되면, 시중금리도 상승한다. 시중금리 상승의 의미는 예·적금 금리가 오른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살펴보면, 채권 투자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고 이에 따라 채권가격을 낮춰서 판매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낮은 가격으로 채권에 투자하고 중간에 매도하면서 채권수익률 자체는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될 경우 반대 현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물 중심으로 수익률을 끌어 올리는 투자가 유용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채를 주목하는 이유는 고금리 이자와 매매차익 두 가지를 동시에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며 “금리 인상 기조가 올해 중 마무리돼 금리 상단이 확인된다면 향후 채권 가격 상승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채권 수익은 이자 수익과 매매차익으로 나뉜다. 장기채는 만기까지 기간이 길다 보니 가격 변동폭이 큰 편인데, 최근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올해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면 그만큼 큰 매매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2년간 유예된 점도 채권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인데, 금투세 도입 시 채권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질 뻔했지만 당분간은 비과세가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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