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만년 청렴도 최하위에서 올해 처음 한 단계 상승한 종합청렴도 3등급을 받았다. ⓒ권익위
▲세종시가 만년 청렴도 최하위에서 올해 처음 한 단계 상승한 종합청렴도 3등급을 받았다. ⓒ권익위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공직자의 덕목은 ‘청렴과 공정’을 손꼽는다.

여섯 차례 영의정과 숱한 관직을 맡았음에도 비가 새는 두 칸짜리 누옥에 살았다. 이 말을 들은 임금이 집을 하사한다. 역사는 그의 청백리(淸白吏)를 높이 기리고 있다. 조선 중기 선조, 광해군과 인조 때 등 영의정을 역임한 오리 이원익(1547~1634) 선생이다.

공직자의 청렴상(像)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의와 공정’ 역시 청렴한 공직상을 내포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해마다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평가 대상은 전국 공공기관 501곳이다.

권익위가 26일 발표한 ‘2022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결과’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해 4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종합청렴도 3등급을 받았다. 세부지표인 청렴체감도와 청렴노력도는 모두 3등급을 받았다.

최상위 1등급에서 최하위 5등급을 기준으로 보면 중간이다. 그렇게 썩 좋은 성적표는 아니다. 하지만 세종시는 이를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김성수 세종시 감사위원장은 “세종시 청렴도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청렴한 세종시를 위해 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밝혔다.

세종시 공무원의 청렴도 현주소를 단적으로 평가한 대목이다.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은 것 같은 환영의 메시지다.

그렇다면 과거 세종시 청렴도는 어떠했는지. 지난 민선 2, 3기 8년 동안 이춘희 전 시장의 당시 청렴도는 내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세종시의 내부청렴도는 시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4등급을 벗어나지 못하는 불명예를 지니고 있다.

당시 이 전시장은 매년 새해마다 청렴 대책을 내놓고 ‘청렴고삐’를 단단히 조인다고 했지만 변화된 것은 없었다. ‘말 잔치’로 끝냈다.

권익위가 발표한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의 예를 들자. 세종시의 내부청렴도는 5등급으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꼴찌를 기록했다. 당시 국감장에서는 시 공무원들이 비리와 관련한 질책이 이어졌다. 한 의원은 “공무원들 스스로 조직이 부패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춘희 전 시장은 “내부청렴도 문제도 고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시 공무원들의 청렴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이어 2019년도에는 두 서기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연루됐고, 소속된 부서의 전직 국장도 또 다른 업체에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직위 해제됐다. 또 경찰이 공무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세종시 금남면사무소를 압수 수색하는 등 공직자의 도(道)는 땅에 떨어졌다.

다음 해인 2020년 세종시가 또다시 청렴도 최하위 기관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권익위는 '2020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 4등급, 이어 2021년 역시 최하위 결과를 발표했다.

세종시는 단 한 번도 꼴찌 오명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뼈아픈 과거, 흑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청산하는 계기가 된 거는 올해다. 민선 4기 최민호 시장이 들어선 2022년 청렴도는 ’부패 도시‘를 벗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세종시 공직자(公職者),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이들 대부분 헌신과 봉사로 책임을 다하고 있다. 분명 이들이 있기에 세종시 완성의 꿈은 영글어가고, 희망을 쏘고 있다.

성실하게 그리고 묵묵히 일한 공무원이 대우받고 그 보상으로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는 등 안정적 정책 프로세스가 작동하고 있다는 선행지표다.

세종시는 올해 명실공히 ’수도‘의 위상을 갖추는 원년이다. 공직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시기다.

이번 청렴도 중위권 진입은 시사하는 상징성이 크다. 비록 1단계 상승이긴 하지만 최하위 탈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만큼 조직의 불안정, 부패, 불만, 기강해이 등 쇄신 적 요소를 어느 정도 끊어냈다는 지표로 읽을 수 있다.

최민호 시장은 예전의 말뿐인 ‘청렴고삐’에서 영혼이 담긴 ‘청렴’을 자리매김해줄 것을 믿는다. ‘부패 도시’의 꼬리표를 떼고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상위권 진입을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충청권 서중권  총괄본부장
▲충청권 서중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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