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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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FRS17,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유리’

- 지난해 9월, 보장성보험 보유계약금액 ‘1,940조5,378억원’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이익 감소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들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종신보험이나 암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이 보험사의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보장성보험 확대는 IFRS17 체제 하에서 주요 수익성 지표가 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 규모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들을 토대로 향후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자기자본이 과거 기업성과의 누적된 결과물이라면 CSM은 미래에 예정된 미실현 이익을 추정한 것이다.

보험료의 대부분을 향후 돌려줘야하는 저축성보험(저축·연금보험)은 새로운 수익 기준인 CSM이 작은 반면,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보험은 CSM이 비교적 크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지난해 9월말 기준 보장성보험 보유계약금액은 1,940조5,378억원으로 2년 전인 2020년 9월말 1,852조4,667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보유계약 건수도 같은 기간 6,640만건에서 6,823만건으로 2.8% 늘었다.

반면 저축성보험의 보유계약금액은 445조6,873억원에서 422조3,452억원으로 5.2% 감소했다. 계약건수도 저축성보험은 1,371만건에서 1,260만건으로 줄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IFRS17에서 보장성보험이 수익성 평가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매출이 아닌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여건인 것이다.

특히 IFRS17 체제 하에선 미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인 CSM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생보사들의 전략적 행보가 보장성 상품으로 선회했다는 평가다.

저축성보험은 실제 투자 수익률에서 보험회사의 공시이율(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이율)을 뺀 정도만 이익으로서 인식돼 CSM이 작지만, 보장성보험은 사업비와 기간별 위험보험금 지급액이 예상액보다 차이가 있어 CSM이 크게 나타난다.

이 같은 이유로 보장성 상품에서 가입금액을 낮추면서 소비자를 유인하는 상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교보생명의 ‘(무)교보 뉴 더든든한종신조험’, 동양생명의 ‘(무)수호천사 간편한 알뜰플러스 종신보험’, 신한라이프의 ‘신한 든든한 상속종신보험’, 삼성생명의 ‘삼성 간편 우리집 착한종신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회계기준이 변경돼 도입되는 이상, 단기간의 실적향상을 위한 저축성 상품 판매보다 근본적으로 보장성 확대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영업전략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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