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사옥 전경 ⓒ현대해상
▲현대해상 사옥 전경 ⓒ현대해상

-올해 1분기, 빅5 손보사 중…영업손실 증감률 29.9% 가장 낮아

-과당경쟁 등으로 관련 업계 사업비 증가 추세…현대해상, 업계와 반대 행보 ‘눈길’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현대해상이 사업비 지출을 줄여가며 내실경영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업계 상위 5개사가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과당경쟁으로 사업비가 늘리며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는 흐름과 대비되는 행보다.

특히 2022년 도입되는 신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는데, 재무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본확충을 위해 씀씀이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25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상위 5개 손보사의 보험영업 손실은 7,7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5,297억 원) 보다 46.5%(2,463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별로 보더라도 조사대상 손보사의 영업손실액은 대부분은 급증했다. 보험사의 수익구조가 보험영업 손실액을 투자수익으로 메우는 방식임을 고려할 때 손실액의 증감 추이는 업계의 상품 구조와 수익성 기반 자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요소다.

조사대상 손보사 중 삼성화재의 영업손실액 증감률 규모가 가장 컸다. 이들은 올해 1분기 1,58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8억 원)보다 95.8%(774억 원)나 손해액이 늘었다. 다음으로 DB손보의 보험영업 손실 역시 994억 원에서 1,544억 원으로 55.4%(550억 원)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메리츠화재는 1,049억 원에서 1,432억 원으로, KB손보는 1,110억 원에서 1,467억 원으로 각각 36.5%(383억 원)와 32.2%(357억 원)씩 보험영업 손실 규모가 증가했다. 반면 현대해상은 지난해 1분기 1,3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736억원으로 29.9%(400억 원)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액 자체를 기준으로 보면 현대해상의 보험영업 손실액이 가장 많은 편이다. 하지만 증감률을 기준으로 볼 때 상대적 수치는 오히려 낮다.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인건비와 마케팅비, 모집 수수료와 같은 순사업비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순사업비는 6,11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138억 원) 대비 0.3%(-21억 원) 소폭 줄었다.

반면 나머지 손보사들의 순사업비는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삼성화재·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4개 손보사의 사업비 지출은 올 1분기 2조5,7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3,507억 원) 대비 9.6%(2,268억 원) 늘었다.

보험업계에선 이 같은 사업비 확대가 이들의 보험영업 손실을 확대시킨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내다봤다. 포화 상태인 국내 보험 시장 환경과 상향평준화 된 상품의 비차별적인 특징으로 보험료 수입을 늘리기 어려운데, 사업비 증가로 손실폭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단 것이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포화된 시장의 수익 창출을 위해 장기인보험 상품의 과당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의 영업보다는 보장성 중심의 인보험 영역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 상황에서 사업비는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현대해상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곧 도입될 IFRS17 등의 영향으로 자본 확충을 위해 비용지출을 줄이려는 심산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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