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방송화면 캡처)
▲조현준 효성 회장. (방송화면 캡처)

- 179억 원 배임 혐의 등 무죄…허위 급여 지급 등 일부 횡령 혐의만 인정

- 재판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없어 법정구속 안해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법은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주식 재매수 대금 마련을 위해 자신이 대주주인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하도록 해 179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여기에 지난 2008∼2009년 개인 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가 고가에 매입토록 해 12억 원의 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또한 지난 2007∼2012년 사이에는 알고 지내던 영화배우, 드라마 단역배우 등을 회사에서 채용한 것처럼 꾸며 약 3억 7,000만 원의 급여를 허위 지급했다. 이외에도 2002∼2011년 효성인포메이션에서 근무하지 않은 측근 한모씨에게 12억 4,300만 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사익을 취득하기 위해 횡령을 했고, 회사 업무를 빙자해 미술품을 실제 가치보다 높게 처분해 이익을 취득했으며 범행의 피해가 여러 주주에게 돌아가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또한 횡령 및 외국환거래법 등으로 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반복적으로 횡령을 저질러 진지하게 잘못을 반성하는지 의문이고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 회장이 도주 및 증거 인멸 등의 염려는 없을 것으로 보고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허위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했으나, 혐의액이 가장 큰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와 관련한 179억 원의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 이사가 주주 평등의 원칙에 따라 동일한 비율로 유상감자를 하는 경우, 그로 인해 과도한 자금이 유출돼 회사의 존립에 현저한 지장이 있지 않는 한 신주 배정을 시가보다 높게 한 것을 배임죄로 볼 수 없다"며 무죄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역시 주주들에게 균등한 기회가 줬기 때문에 임무 위배라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조 회장 등이 당시 그런 상황을 인식하고 유상감자를 실행했다고 여겨지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아트펀드를 이용해 고가로 판매한 미술품의 실제 가격을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검찰 공소내용 상의 12억 원이라는 차익은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대신 형법의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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