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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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정책 자금 늘리기 ‘급급’…정작 대출 실행 ‘깐깐’

- 금융위, 내년 기술-신용평가 통합여신모형 도입

- 기술력 자체 신용도 반영, 중소기업 대출 체감 개선될 듯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규모가 2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기술금융 자체의 양적·질적 성장에도 금융당국의 실적 위주의 평가 방식으로 은행들의 눈치로 과열경쟁을 부추긴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작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의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하거나 기술력을 담보로 평가받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7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잔액 및 평가액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누적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97조649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9조2,528억 원)보다 23.74% 증가한 액수다.

은행별로 보면 주요 5개 은행(신한·국민·우리·KEB하나·기업은행)의 대출 잔액이 전체의 8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금융 시장의 강자인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60조9,83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이 28조6,625억 원, 우리은행 26조6,241억 원, 신한은행 25조3,891억원, KEB하나은행 22조9,059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증감률 기준으로는 수협은행이 9,987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79.84%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방은행 중에선 광주은행이 47.59%, 대구은행이 36.1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752억 원으로 20.96% 줄었고, SC제일은행은 1,166억 원으로 49.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건수는 기업은행이 13만6313건으로 같은 기간 20.05% 늘었다. 이어 국민은행은 8만585건으로 31.83%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24.66% 증가한 7만813건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5만6340건으로 36.13% 증가했으며, KEB하나은행은 33.84% 증가한 5만6210건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출의 질이다. 기술금융의 양적성장에도 중소기업의 이용률은 저조한 편에 속한다.

실제 IBK경제연구소가 5인 이상 300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중소기업 금융실태 조사’를 보면 향후 기술금융 이용 의사가 있는 중소기업은 7.6%(업체 수 기준)에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50.3%는 이용의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술금융을 1회 이상 이용한 중소기업은 3.6%에 그쳤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이 보유한 원천기술에 의해 신용평가기관이 발행한 보증서로 대출이 실행되다보니 체감정도가 현저히 낮은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 일수록 ‘한도 확대’, ‘정책금융 확대’, ‘금리조건 개선’ 등을 기술금융의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이 같이 기술신용대출 시장의 양적성장에도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대출유용성 정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은행권이 규모 늘리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일반 중소기업 대출 거래 기업을 기술금융에 편입시키거나 기술신용대출에 담보·보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출 규모를 늘려왔다”면서 “그 결과 규모는 늘었지만 신규 자금 조달에 기술금융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이 늘기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 기술금융 평가에 따라 신용등급도 바뀌는 기술-신용평가 통합여신모형이 은행권에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가 내년부터 신용등급에 반영하지 않았던 기술금융을 평가결과에 따라 신용등급에 반영키로 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체감 정도 역시 달라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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