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 PB센터, 관망세 유지가 유리해

[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하자 17일 시중은행 창구는 자신의 예금·대출금리가 어떻게 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우한 바이러스) 사태로 비대면 창구가 활성화되면서 전화량은 폭주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재테크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상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몰라 재테크 시계는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실제로 이날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는 금융시장 동향과 대체 상품 추천 등에 대해 투자자들 문의가 이어졌다. 대부분 어느 선이 바닥인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신한 PWM 관계자는 "시장 변동 폭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아져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이런 부분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 PB들은 현시점에서 우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안전한 채권 쪽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은 일부 채권에서도 투매 현상이 나타난다"며 "시장이 진정된다면 고신용 채권으로 재테크 방향을 돌려 우량 회사채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투자 변동성이 지나치게 심하기 때문에 머니마켓펀드(MMF)나 단기 자금에 넣어둔 뒤 시장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면서 판단을 유보하는 게 낫고 아직 행동하기에는 이르다"며 "주가 기준으로 보면 지금이 저점일 수도 있지만 더 빠질 수도 있다. 매도 기회를 놓쳤거나 매수하고 싶다면 반등하는 것을 지켜본 뒤 시점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상당 부분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면 추세는 종료됐다고 보는데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은행업종 지수가 40% 가까이 빠졌다"며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항공업·여행업 등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되면 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카드를 다 썼으니 추가 대책이 없고 재정정책 정도만 남았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라며 "백신이 개발돼 전염병이 완화돼야 이 같은 위기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는데 시간이 더 소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금리 상황에서의 투자처에 대해서는 우량한 회사채 투자나 방카슈랑스 연금 상품 등을 활용한 연금 수령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투자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어 "안전자산이라고 하면서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더 많이 준다고 하면 정말 안전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자금 목적에 맞게 운용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도 신이 아닌 이상 예측이 틀릴 수 있고, 발생 확률이 낮은 일도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사와 고객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애초에 고객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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