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인하로 예대마진 감소
- 가계부채 규제로 대출확대 ‘난항’
- DLF‧라임사태에 비이자수익도 ‘위축’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들의 올 상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우한바이러스) 여파로 실물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영세 중소기업‧자영업자의 경영난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빅 컷’ 인하를 단행해 사상 처음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며 예대마진(예금금리-대출금리)이 큰 폭을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은행권은 올 한해 보수적인 목표를 잡았음에도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되자 사업계획 재검토에 나섰다. 시장반응이 미온적이긴 하지만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러올 수익악화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임시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낮추면서, 시중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실시해 필요시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방향을 수정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향후 은행들의 예대마진 축소가 불가피해 순이자마진(NIM)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자산 운용 수익의 80~90% 가량은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예대마진에서 나오기 때문에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쓰인다. 은행권에선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순이자마진은 0.03%포인트 떨어지고 개별 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1,000억 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본다.
실제 이미 은행들은 작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전년 동기보다 15bp(1bp=0.01%포인트) 하락한 1.46%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은행은 지난해 1.61%로 9bp, 우리은행은 1.44%로 8bp, 하나은행은 1.41%로 15bp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권에선 코로나19와 추가적인 금리 인하로 올해 1·4분기 순이자마진 하락폭은 더욱 확대돼 3~4bp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제로금리에서 연간 순이자마진이 6bp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치도 나왔다.
문제는 수익성 악화를 만회할 카드다. 대출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증가를 노려볼 수도 있지만 초강력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으로 여신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해 불거진 'DLF·라임' 사태 등으로 비이자 수익 확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 농협금융 등 개별 금융사들이 자금시장 동향을 파악해 선제적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부서를 설치 중이며, 지난해 수립한 실적 목표치를 대폭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자연스레 부실여신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에 은행들 입장에선 초비상 상황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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