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KT
▲황창규 KT 회장. ⓒKT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6년간의 임기를 마무리 짓고 물러난다. 그간 5G 상용화, AI컴퍼니로의 도약 등 공로도 많았지만 아현지사 화재, 정치권 비자금 의혹 등 많은 구설수에 오른것도 사실이다. 황 회장의 공과로 본 지난 KT와 향후 과제에 대해 조명해봤다.

황 회장이 23일 오전 이임식을 갖고 KT 회장직에서 떠난다. 역대 KT 회장중 6년 연임 임기를 오롯이 채운 것은 황 회장이 최초다. 정식 임기는 30일 주주총회까지이며, 차기 CEO로 구현모 KT 사장이 내정돼 있다. 

황 회장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정권 시절 KT 회장직에 올라 2017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간 국정농단, 불법정치자 등 구설수에 오르며 다사다난한 임기 기간을 보냈지만, 그의 사업성과에 대해서만큼은, 업계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 평창에서 쏘아올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황 회장은 KT 5G 상용화의 산증인이다. 5G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으며, 2018년 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를 선보이며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했다.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5G 서비스를 소개하며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황 회장은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3차례나 기조연설을 맡았다. 2015년 MWC 첫 기조연설에서는 ‘5G, 새로운 미대를 앞당기다’를 주제로 5G 상용화 기술의 시작을 알리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017년에는 ‘지능형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차별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황 회장은 5G 지능형 네트워크가 기존의 산업과 시장을 탈바꿈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MWC 기조연설에서는 ‘혁신 플랫폼’을 강조했다. 5G 제반 인프라는 마련됐으니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IoT 등 혁신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자 했다. 이같은 KT의 노력은 현재 커넥티드카, 스마트팩토리, 에너지솔루션, 재난관제 시스템 등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선사업에서도 ‘기가인터넷’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 유선인터넷 속도를 100Mbps에서 1Gbps로 끌어올린 지 4년 만에 업계 최초로 ‘10기가 인터넷’을 선보이며 인터넷 속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IPTV 사업도 기가인터넷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확대해 KT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 불법정치자금·아현지사 화재 등 ‘다사다난’
황 회장은 그의 수려한 업적만큼이나 임기 기간 구설수도 많았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9·20대 국회의원 99명을 상대로 회삿돈 4억4,190만 원을 후원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경찰은 황 회장이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 11억5,000만 원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임원의 40%를 줄이고 8,300명의 대규모 인력과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섰다. 당시 KT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지만, 노조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히는 등 출혈이 컸다.

지난 2018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는 KT에게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5G 위상, 보안·관제 분야 명성에 흠집을 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대규모 통신 장애로 인해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원성을 샀으며 통신 강국의 민낯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 구현모號, 30일 정식 출범…향후 과제는?
오는 30일 주총을 통해 황 회장의 임기가 정식으로 종료되면서 KT의 새 CEO로 구현모 사장이 올라선다. 신임 구 사장은 1987년 KT에 입사해 33년 간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과거 KT와 KTF의 합병, LTE 정식 서비스 등 주요 사건을 맡았으며, 그룹 내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각종 정치적 외풍과 오너리스크에 시달려왔다. 이에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올해 5G 대중화 원년을 맞아 동종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KT가 강점을 갖고 있는 유료방송 분야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경쟁사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며 추격해오고 있다. KT는 5G 콘텐츠 및 요금제 경쟁력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AI 컴퍼니’로의 성공적인 도약도 이뤄내야 한다. KT는 지난해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향후 4년간 3,000억 원의 투자와 AI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T는 자사의 5G 기술을 기반으로 미디어, 커넥티드카, 스마트팩토리 등 플랫폼에 AI 기술을 접목시켰다. 특히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5년 내에 성숙 단계에 안착시킬 계획이다. 에너지에서는 AI 기반의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KT-MEG)을 바탕으로 건물이나 빌딩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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