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간 매주 RP 매입…금융회사 자금 신청액 전액 공급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고자 사실상 양적완화(QE) 나서기로 했다. 3개월간 금융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한 것.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던 전례 없는 조치다.
26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4월부터 6월까지 일정 금리수준 아래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시장 유동성 불안을 해소하고, 100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6월 말까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91일 만기의 환매조건부 채권(RP)를 일정금리 수준에서 매입할 계획이다. 한도는 사전에 정하지 않고, 시장의 수요에 맞춰 금융사 신청액 전액을 공급할 방침이다.
입찰금리는 기준금리(연 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0.85%를 상한선으로 해 입찰 때마다 공고하기로 했다.
◆ 사상 첫 RP 전액 매입…양적완화 본격화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전액공급방식의 유동성 지원책은 과거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없었던 것으로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단 것을 한은이 인식하고 있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증권사 11곳을 추가하고 RP 매매 대상증권도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발행 채권 8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RP란 금융사가 일정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공개시장운용의 일환인 RP 거래는 한은이 시중 유동성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유동성 공급 필요성이 있을 때는 RP를 매입하고, 반대의 경우엔 매각해 돈을 거둬들인다.
이날 금통위 직후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했고, 일부 시장에선 자금조달이 원활히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이번 조치는 시장 수요에 맞춰 수요 전액 공급하는 것이기에 사실상의 양적완화 조치에 상응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면서 “최근에 RP 대상증권에 추가된 대상증권의 발행규모를 약 70조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청액을 전액 공급한다는 방침만 결정됐을 뿐 실제 입찰과정에서 요청액이 얼마 들어올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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