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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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닫고, 인력감축, 임금삭감, 무급휴가...

- 현대차 3월 미국 판매 43% 급감…생산기지 '셧다운'

- 이스타항공 구조조정 시작…무급휴가 등 자구책 마련 '안간힘'

- 정부, "기간산업 위해 다양한 지원 검토"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코로나19(우한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외국에 생산 기지를 보유한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생산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경영악화로 인력 감축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도 노선이 대폭 축소되면서 임직원 임금삭감, 무급 휴가 등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3만5,118대를 판매하면서 실적이 지난해보다 43% 급감했다. 앞서 현대차는 2월 미국에서만 5만3,000여 대를 팔아 2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불과 한달 만에 분위기가 고꾸라진 것이다.

현대차그룹 내 다른 브랜드도 실적이 추락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4만5,413대, 제네시스는 33.2% 떨어진 969대를 팔았다. 미국내 실적이 줄어들면서 3월 현대차 해외 판매는 전년보다 26%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감소에는 무엇보다 미국내 코로나19의 확산 영향이 크다. 중앙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 기준으로 미국 확진자 수는 24만2,182명, 사망자수는 5,850명이다. 특히 전날대비 확진자 수가 2만8,810명이 늘어나는 등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생산시설도 마비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앨리배마 공장 운영을 중단한다. 당초 31일까지 중단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기아차도 미국 내 조지아 공장을 오는 10일까지 가동 중단한다. 

현대차는 미국을 비롯해 체코, 러시아, 브라질, 터키, 인도 해외 공장 6곳이 문을 닫게 됐고, 기아차는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등 3곳이 셧다운 상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4월 실적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쌍용자동차는 부분 휴업에 들어갔다. 유럽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평택공장 내 3개 생산라인이 돌아가며 쉬는 것이다. 쌍용자동차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9,345대를 팔아 경영부진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스타항공은 직원 75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전체 직원 1,680명 중 45%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지난달 이스타항공은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마저 중단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항공기도 전체 23대 중 10대를 반납해 13대만 운용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전직원에 대해 6개월 순환 유급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외국인 조종사 및 객실 승무원 대상으로 최대 3개월 무급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임원 급여도 30~50% 반납하고 일반 직원 상대로 단기 무급휴가도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모든 직원이 의무적으로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시행해 인력 운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도 월급을 전액 반납하며, 임원들의 급여 반납 비율도 60%로 올렸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4,400억 가량 영업손실을 기록한데다, 올해 경영 상황마저 불투명하자 인수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인수에 고삐를 늦추고 있다.

항공업계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국공항협회는 정부에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국공항협회는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으며 84만명의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고용 불안 위기에 직면했다”며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물론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감면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자동차·항공업계 경영상황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정부가 어떤 지원책을 내놓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상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문을 닫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국민 경제적으로 중요한 기간산업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책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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