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총 열고 자본 확충 나서

[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M&A(인수합병)를 두고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수합병을 끌고 가기 위한 '줄다리기'가 치열한 모양새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오는 27일로 예정된 주식매매계약 종결 시한을 12월 말로 연장하고 전면 재검토 입장을 표명하는 등 인수를 재검토 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자 아시아나항공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 확충에 나서겠다고 17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일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발행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서 아시아나항공 보여준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매각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관 개정안 의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주식 총수는 종전 8억 주에서 13억 주로 대폭 증가하는 한편, CB(전환사채) 발행한도 역시 7,000억 원에서 1조6,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코로나19(우한바이러스) 영향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팬데믹 사태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4월부터는 전 직원이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에 들어가 기존 직원 수의 절반 인력으로 운영중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은 코로나19에만 있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11조3,8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보다 무려 2조6,000억 원가량 폭증했다. 지난해 말 SPA(자금지원)를 체결한 현대산업개발로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별도기준 1,795%에서 올 1분기 말에 1만6,883%로 증가했다. 실적도 문제지만 자본감소도 부실 매각에 한몫한 셈이다. 기업 매각자가 부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 인수 측 손해액 대부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판례도 존재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 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같은 날 임시 주총을 열고 발행주식 총수를 1억 주에서 2억주로 늘렸다. 또한 전환사채 발행에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항을 추가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다만 임시 주총 결과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다.

인수 주체인 현산 측이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채권단에 의사를 전달하자 채권단에서는 현산 측에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라며 양측이 눈치 게임을 벌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280%로, 전분기(1,387%)의 4.5배에 달한다. 부채는 전분기 12조5,951억 원에서 13조2,041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자본 잠식도 심각하다.

앞서 현산은 “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자금의 차입과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그 동안 거래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충분한 자료와 설명을 제공하고 협의와 동의 절차를 진행해 왔다”며 반박했다.

한편,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포기한다면 현산은 전체 거래 금액인 약 2조5,000억 원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2,500억 원을 손해 볼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인수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현산은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거래 계약을 마쳐야 한다.

향후 M&A 향방에 대해서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은 경영진에서 내려온게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산 관계자는 “재협상 제안이 받아들여진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보고 인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로고 ⓒ각사 로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로고 ⓒ각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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