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가 한국판 넷플릭스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플랫폼 규제를 완화하고, 국내 미디어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정부는 지난 2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12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세부안으로는 2022년까지 ▲국내 미디어 시장 규모 10조 원 ▲콘텐츠 수출액 134억2,000만 달러(약 16조2,000억 원) ▲글로벌 플랫폼 기업 최소 5개를 목표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OT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간 국내 사업자들은 규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최근에는 국내 시장마저 글로벌 OTT 기업에 잠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OTT 시장은 2014년 17조 원에서 2023년 86조 원 규모가 예상되며, 넷플릭스는 2013년 24억 달러에서 2019년 15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미 글로벌 OTT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판을 짜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푹’을 연합해 ‘웨이브’를 출범했으며, CJ ENM과 JTBC의 합작법인 ‘티빙’도 오는 8월 출범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이 넷플릭스와 겨루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웨이브는 약 419만8,000명의 월간 순 이용자를 기록했으며, 티빙은 423만7000명으로 소폭 앞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799만 명 수준을 기록했다. 넷플릭스와 국내 기업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정책 및 규제 완화는 반가운 일이다. 다만 정부의 세부 실행 방안이 현실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든다. 특히 가장 중요한 오리지널 콘텐츠 육성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어 다소 아쉽다.

우선 정부는 2024년까지 콘텐츠 제작 및 해외진출 지원과 OTT 등 신유형 콘텐츠 투자를 위해 1조원 이상의 문화콘텐츠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미디어 콘텐츠에 대해 지난해에만 150억 달러(18조 원)을 투자했다. 단순 투자 금액만 비교해도 규모의 격차가 있다. 결국 한국판 넷플릭스를 위해서는 나머지는 민간 기업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소리다.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지원책은 내놓았지만, 이를 수출할 콘텐츠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책도 부족해 보인다. 국내 OTT 기업들이 넷플릭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도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1인 미디어 활성화 방안도 바람직하지만, 토종OTT 기업들의 콘텐츠 제작에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OTT의 미래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있다.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져야 OTT 플랫폼 자체의 경쟁력도 높아진다. 특히 OTT 시장처럼 가입자의 이탈이 활발한 시장도 없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신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콘텐츠 사업자와 정부의 콘텐츠 투자에 대한 긴밀한 논의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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